BYD, 디트로이트 모터쇼서 "2011년 진출" 선언


지난 1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의 중국 자동차회사 BYD 부스는 30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달 중순 전기자동차인 'F3DM'을 세계 최초로 양산한 BYD의 프레스 컨퍼런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9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가한 BYD의 왕 추안푸 회장은 "우리의 전기차량을 2011년 미국에 출시하고 미국 현지 공장도 설립하는 게 목표"라며 "올해부터 북미지역 판매망 설립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친환경차 시장까지 넘본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대 시장인 미국이 이들의 핵심 타깃이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회사인 지리자동차,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에 강점을 가진 창펑자동차 등은 한국 차보다도 평균 20% 이상 가격이 싼 것을 무기로 미 시장 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차 업체의 '저가 공세'가 세단 SUV 등 범용 차량을 넘어 친환경차로까지 확산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BYD가 지난달 판매하기 시작한 'F3DM'은 상용화 시기 자체가 도요타 GM 등 선두권 업체들보다 1~2년 앞선 것도 그렇지만,가격이 대당 15만위안(3000만원) 선에 불과하다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도요타조차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기술로는 만들 수 없는 가격'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BYD는 하이브리드차인 'F6DM'과 순전히 배터리로만 움직이는 전기차인 'e6'도 올 하반기 중국에서 출시한다. 가격은 F6DM이 3만달러,e6는 3만~4만달러 선으로 해외 선발 업체들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미국 소비자 눈높이 맞출까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전방위적으로 미국 시장 문을 두드리는 것은 중국 내수 시장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이다. 상하이GM,상하이폭스바겐,베이징현대,광저우혼다,광저우도요타 등 합작회사들이 시장을 선점,순수 중국업체들은 설 자리가 매우 좁다.

중국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란 평가다. 미국 내 딜러망이 없다는 것은 가장 큰 약점이다.

미국의 안전규제와 배출가스 등 환경 규제를 극복하고,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중국차가 미국 진출 후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강점도 있다. 무엇보다 경쟁차들보다 20% 이상 싼 가격이 큰 매력이다. 최근 AP통신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중국산 차 구매를 고려하겠다'는 미국인의 응답률이 50%에 육박했다.

◆부품업체도 미국 시장 진출 확대

중국 자동차부품업체들도 미국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경영 위기에 빠진 GM 등 빅3가 원가 절감을 위해 글로벌 소싱을 확대함에 따라 제품 가격이 저렴한 중국 부품업체들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는 것.자동차 전문지인 오토모티브 뉴스는 "중국 자동차부품회사는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부품업체와 세계 완성차업체를 연계해주는 인터넷 사이트 'Gasgoo.com'이 지난달 개최한 부품박람회에는 중국산 부품 매입을 검토하기 위해 참가한 완성차업체가 빅3를 포함,70개사에 달했다. 작년 같은 시점의 30개보다 130% 늘어났다.

하지만 중국 부품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입이 성공할지 여부는 품질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많다. 포드의 해외부품조달 담당자인 에코 썬은 "아직까지 중국 업체 6개 중 한 곳 정도만 우리 회사가 요구하는 품질 수준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미국 미시간주)=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