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경영전략] LG ‥ 디자인 컨버전스로 시장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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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공동연구 늘려… 신규인력 채용도 연구개발 위주로
"상황이 어렵다고 현안에만 몰두한다면 2~3년 후에는 더 이상 새로움이 없는 기업으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른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도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구본무 LG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도전정신'을 글로벌 경기 침체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경기 침체를 계열사 체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 구 회장의 복안이다. 중장기 비전은 '마켓 리더'로 잡았다. 업계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실익을 도모하는 전통적인 LG식 경영방식을 공격적으로 바꾸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LG의 이 같은 자신감은 지난해 거둔 견실한 실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지난해 LG 계열사들은 11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삼성과 현대 · 기아자동차에 이어 '100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데 성공했다. 매출 100조원은 GS,LS그룹 분리 전에도 이루지 못했던 기록이다.
◆투자,고용 안 줄인다
올해 사업계획과 관련,구 회장이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에게 지시한 '불경기 3불(不) 지침'을 살펴보면 LG의 경영 스타일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 수 있다. 불경기 3불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투자 감축 △사회공헌 활동비용 축소 등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LG 관계자는 "당장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고 투자를 줄이면 나중에 경기가 되살아났을 때 성장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 구 회장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방안을 준비해왔던 LG 계열사들은 구 회장의 3불 선언 이후 올해 사업계획을 서둘러 조정했다. 계열사별로 예정돼 있는 사업구조 재편 방안은 그대로 진행하되 잉여인력은 각 사내 다른 부문으로 전환배치한다는 것이 LG그룹이 새로 내놓은 복안이다. 신규 인력 채용은 R&D(연구 · 개발) 분야를 중심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투자 키워드는 '디자인'과 '융합'
투자 예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11조원 수준으로 잠정 확정했다. 그룹 차원의 투자 키워드는 '디자인'과 '융합'이다. 여러 계열사의 디자인과 연구인력이 팀을 이뤄 공동으로 개발하는 컨버전스 제품을 늘리는 것이 LG의 목표다. 가전제품과 생활용품 등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활성화시키려면 LG 브랜드를 달고 있는 제품들의 컨셉트를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계열사들의 투자 계획도 대부분 확정했다. 주력 산업인 전자와 화학부문은 글로벌 톱 클래스가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통신서비스 부문은 관련 회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든다는 것이 LG의 계획이다.
◆에어컨과 4세대 통신 등에 역량 집중
LG전자는 태양전지와 시스템에어컨,휴대폰 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태양전지 생산라인은 2010년 1분기부터 가동한다. 경북 구미시 공단동에 있는 PDP모듈 A1라인을 태양전지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백색가전 분야 전략상품은 지난해까지 8년간 글로벌 1위를 지킨 품목인 에어컨이다. 전 세계 법인에서 시스템 에어컨 마케팅과 영업을 전담하는 전문인력을 추가로 채용하고 에어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에어컨 아카데미를 현재 29곳에서 2010년 80여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휴대폰 분야에서는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LTE(롱텀 에볼루션) 단말 모뎀칩을 기반으로 한 4세대 휴대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두께가 얇고 화질이 선명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AM-OLED(능동형발광다이오드),공공장소에서 광고와 정보를 전달하는 퍼블릭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상품에 '올인'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지난해 9000억원 수준이었던 투자를 1조2000여억원으로 확대한다. 하이브리드카용 중대형 전지에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이 분야에는 향후 4년간 4000억원이 투입된다.
LG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사 중 가장 먼저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