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구조조정 한파가 불기 시작하면서 자영업을 고려하는 예비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실패의 두려움 탓에 막상 사업에 나서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실제로 의욕만 갖고 뛰어들었다가 그나마 있는 돈마저 날릴 위험도 적지 않다.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는 '준비된 창업'을 위해선 소상공인지원센터 등 정부 산하 창업지원기관을 적극 활용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체계적인 창업교육과 컨설팅을 받을 수 있고 창업 초기 빠듯한 운영자금도 싼 이자로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경기침체로 어려움에 빠진 자영업자와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예년에 비해 대폭 강화된 지원방안을 마련,적극 시행에 나섰다.



◆지역별 '성공 창업 패키지'교육

예비 창업자들이 눈여겨볼 만한 창업교육 프로그램은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진흥원(www.sbdc.or.kr)이 주관하고 전국 61개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성공 창업 패키지'다.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등이 진행하는 창업교육이 길어야 10여 시간에 불과한 데 비해 이 프로그램은 총 80시간(3~4주)에 걸쳐 창업 적성검사부터 이론교육,현장실습,워크숍과 맞춤형 컨설팅까지 패키지로 진행한다.

교육 대상은 예비 창업자나 업종 전환 예정자로 특별한 자격 제한은 없다. 교육생은 적성검사를 통해 본인에게 맞는 업종이나 아이템에 대한 상담을 받고 창업기본 교육과 업종별 이론교육(30시간)을 수강한 뒤 성공 업체를 방문해 현장에서 운영 노하우를 체득하는 현장실습 교육(40시간)을 받는다. 이어 상권 · 입지 분석과 시장조사를 통해 가상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컨설팅을 받는 순서(10시간)로 진행된다.

각 지역 소상공인지원센터는 지역별로 다음 달 10일께 교육생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교육비는 5만원(현장실습비)에 불과하다. 김성근 소상공인진흥원 과장은 "지난해까지 음식업 도소매업 서비스업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교육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교육생들의 수요와 지역 특성에 맞춰 보다 세분화 하고 현장 중심의 실무형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장까지 찾아갈 시간이나 여유가 없는 예비 창업자들은 무료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인 '소상공인 e-러닝센터'(edu.sosang.or.kr)를 이용해볼 만하다. 이 사이트에선 △창업실무 및 준비사항 △업종 분석과 아이템 선정 △부동산 · 임대차계약시 유의할 점 등 점포 창업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내용과 음식업 등 7개 업종의 특화된 교육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창업대학원 교수와 전문 상담사,창업컨설턴트와 음식업중앙회 등 업종별 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들이 콘텐츠를 구성해 교육을 진행한다.



◆창업자금 연 4%대 저리 대출

중소기업청은 올해 소상공인 대상 창업 · 경영개선지원 자금으로 작년보다 2000억원 늘어난 5000억원을 책정했다. 지난 12일부터 소상공인지원센터를 통해 신청 · 접수를 받고 있다.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고 1년 거치기간을 거쳐 4년간 분할해 상환하는 조건이다. 금리는 분기별로 변동되는데 공공자금관리기금 대출금리에서 0.33%포인트를 차감한 수준이다. 올 1분기(1~3월)에는 연 4.74%가 적용된다.

이 자금을 받으려면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한다. 즉,창업한 이후에나 빌려쓸 수 있는 돈이다. 실제로 예비 창업자들이 창업 전에 대출받을 수 있는 창업 지원자금은 없다고 보면 된다. 소규모 점포를 운영할 경우 보통 1000만~3000만원 정도 빌릴 수 있고 금리가 낮기 때문에 자금이 부족한 창업 초기에 운영자금으로 요긴하다. 신용이나 담보가 부족할 경우 지역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를 받으면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 조건이 까다롭진 않지만 개인 신용등급이 7등급 이상은 돼야 한다. 금융회사의 대출금 이자,휴대폰 요금,공공요금 등이 3개월 이상 연체돼 있다면 곤란하다. 가까운 소상공인지원센터(1588-5302)를 찾아가면 자세히 안내해 준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는 "정책자금은 무상으로 주는 눈먼 돈이 아니라 창업자들이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해 주는 자금"이라며 "본인의 신용상태와 지원 가능한 자금 규모,필요한 서류와 기타 조건,자금 상환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신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