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불황으로 실업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한 취업사이트가 유머 넘치는 구직 광고 캠페인을 벌여 구직자들로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는 미국 최대 취업사이트 몬스터닷컴이 유머 넘치는 새로운 광고 캠페인으로 구직자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화제의 몬스터 TV 광고 내용은 몇 가지.

'건설근로자 편'에서는 한 건설 근로자가 고층 건설현장의 철제 빔에 매달려 쩔쩔 매다가 마침내 훌쩍거리며 울먹이는 모습을 비춰 준다. 그러나 카메라가 전체 모습을 비춰주자 그 훌쩍이는 근로자는 초고층에 매달려 있는게 아니라 사실 지상에서 불과 1~2m 위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뒤따라 나오는 자막은 "당신에게 맞는 직업을 갖고 계신가요"이다.

또 다른 광고 '구조요원 편'. 비장한 음악과 함께 911 앰뷸런스가 자동차 사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현장에 도착하자 구조요원들이 서둘러 장비를 챙겨 사고지점으로 달려가는데, 신참인 한 대원이 사고현장을 보고는 기절해버리고 만다. 역시 다음에 흘러나오는 자막은 "당신에게 맞는 직업을 갖고 계신가요?"다.

이 광고들은 몬스터의 사이트 개편을 알리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이미 골든골로브 시상식에서 방송됐고, 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과 드라마 '로스트' 등에 방송될 예정이다.

몬스터사는 이번 광고가 새로 개편된 사이트와 함께 직장이 없는 구직자들 뿐 아니라 직장을 갖고 있는 '소극적 구직자'들도 겨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장을 찾는 예비 구직자들을 겨냥했다는 얘기다.

몬스터사의 수익 구조는 업체들이 채용정보를 이 회사 사이트에 게시하고 구직자들과 연결이 수수료를 받는 형태여서 업체들이 관심을 갖는 구직자의 이력서가 많아질수록 몬스터사가 챙기는 수수료도 많아진다.

몬스터의 글로벌 마케팅 담당 테드 길바르는 “이는 전형적인 깔때기와 같은 구조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에서 모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라며 “소극적인 구직자들을 이직토록 하는 것은 흥미로운 개념”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광고 캠페인과 개편된 사이트는 몬스터가 사업을 벌이고 있는 53개국 가운데 24개국에서 선보이게 된다.

실업의 위기 한 가운데서 어려운 취업 시장의 상황을 웃음으로 풀어나가려는 시도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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