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대출 부실화와 자금시장 위축 등 불황의 충격이 경제계와 사회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정책대응을 구사할 수 있는 정부의 국정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4일 올해 한국경제 키워드를 '불황'과 '경제살리기' 두 개로 요약하고, 이에 바탕한 국내 10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10대 트렌드는 각각 ▲경기침체 본격화 ▲고용위축 ▲기업대출 부실화와 자금시장 위축 ▲저금리 전환과 자산 디플레이션 약화 ▲한국형 뉴딜정책 ▲녹색성장시대 본격 점화 ▲기업의 전략적 구조조정 ▲新가족주의 문화 대두 ▲가치·신뢰 중시 소비패턴 확산 ▲불투명한 한반도 안보환경 등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고용사정 악화와 기업대출 부실화, 자금시장 위축, 사회병리현상 확산 등 불황 충격이 경제 사회 전만에 본격화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 소비자 등 각 경제주체가 생존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본격화
올해 한국경제는 내수부진과 수출급감의 이중고를 겪으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하반기 이후 정부의 본격적인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경기흐름은 상저하고(上低下高)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위축
경기침체의 본격화와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 창출규모는 크게 축소될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주체들의 일자리 나누기와 구직자들의 하향취업 경향이 뚜렷해질 전망이다.

◆기업대출 부실화와 자금시장 위축
금융기관의 보수적 경영기조와 직접금융시장 위축으로 기업들의 자금사정 악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기업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자산건전성 악화를 우려한 금융기관들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 투자자산과 기업대출 비중을 축소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전환과 자산 디플레이션 약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시장금리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간 신용스프레드가 점차 축소되고, 자산 디플레이션 현상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한국형 뉴딜정책
내수진작을 위해 경인운하 건설과 4대 강 살리기 등 10개 사업에 총 45조원 규모의 한국형 뉴딜정책이 추진될 것이며, 중앙-지방정부, 공공-민간 등 사업주체간 협력체제 구축 등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추진전략 수립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녹색성장시대 본격 점화
2012년까지 총 5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녹색 뉴딜사업 전개 등 녹색성장정책이 본격화되고, 태양광 등 기업들의 녹색산업 진출과 친환경기술 개발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다.

◆기업의 전략적 구조조정
기업 구조조정이 건설과 조선을 시작으로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대다수 업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주를 이뤘던 외환위기 당시와는 달리 이번 구조조정은 각사의 특성과 글로벌시장에서의 상대적 위치를 고려해 전략적이고 사전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新가족주의 문화의 대두
불황에 따른 생활고로 자살과 생계형 범죄 등 사회병리현상이 증가하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불안감을 가족구성원의 연대감을 통해 완화하고자 하는 新가족주의 문화가 대두될 것이다.

◆가치·신뢰 중시 소비패턴 확산
한 푼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가치중시 소비'가 보편화되고, 소비자들은 확실히 만족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물품 구입시 기업과 브랜드의 신뢰도를 더욱 중시할 것이다.

◆불투명한 한반도 안보환경
한반도 안보환경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여부와 김정일 건강문제가 관건이 될 것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초기인 상반기에는 미국의 관심과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 등 북한의 모험적 행동이 재발할 수도 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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