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LG화학이 잇달아 장기 공급계약을 성사시키며 LG그룹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번 수주는 특히 불황에 견딜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14일 4.12% 상승한 2만5300원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2일 애플과 5년간 50억달러에 이르는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에 대해 불리한 가격조건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지만 수주를 통해 가동률을 높이는 효과와 함께 애플이라는 든든한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도 이날 LG디스플레이 주식을 동반 순매수하며 이번 공급계약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전날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2차전지 단독 공급 업체로 선정된 LG화학도 사흘 연속 올라 7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차홍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급 업체 선정이 당장 LG화학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지만 LG화학이 만드는 2차전지의 경쟁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을 선점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핵심 계열사들이 대규모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함에 따라 LG그룹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LG디스플레이가 2005년과 2006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LG그룹 전체의 유동성 우려도 나왔었지만 이를 극복한 LG그룹주는 2007년 주가 급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며 "현재의 LG그룹주들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적자가 예상되지만 수조원의 현금을 비축해놓고 있고 LG화학도 석유화학과의 합병 등을 통해 수년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1분기 실적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기 때문에 향후 경기 회복 시 주가는 탄력있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