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홋카이도 눈축제…오타루 눈과 촛불 하얀 희망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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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는 축제천국이다. 한 해 1200회 이상의 축제행렬이 이어진다. 매일 3회가 넘는 축제가 열리는 셈이니,축제만 따라다녀도 계절별 홋카이도의 멋을 만끽할 수 있겠다. 가장 유명한 축제는 해마다 2월 첫째주를 장식하는 삿포로 눈축제.주변 마을과 도시의 눈 · 얼음축제와 어울려 겨울의 낭만을 더해주는 행사로 잘 알려져 있다.
설빙상으로 태어나는 숭례문
삿포로 눈축제는 일본 최대의 축제다.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독일 뮌헨의 옥토버 페스트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손꼽힌다. 올해로 60회째를 맞는 축제는 2월5일부터 11일까지 삿포로에서 가장 번화한 오도리공원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TV타워와 홋카이도 민속자료관 사이의 길이 1.5㎞,최대 폭 105m의 오도리공원에 가득한 초대형 눈작품들이 상상속의 '드림랜드'를 방불케 한다.
올해 세워질 설빙상 개수는 모두 277개.우리나라의 숭례문이 등장할 예정이어서 더 큰 관심을 끈다. 숭례문 설상은 오도리공원 7가에 높이 15m,폭 27m,깊이 20m 규모로 세워진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증축한 하마마쓰성,디즈니 캐릭터와 부엉새 등을 포함한 '북쪽의 동물 가족' 같은 대설상의 모습도 기대된다. '남쪽 바다의 친구들'을 주제로 한 길이 12m가량의 상어 빙상도 눈에 띈다.
스스키노 골목에서는 크고 작은 얼음작품을 볼 수 있다.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털게나 오징어,연어 등의 해산물을 넣어 얼린 얼음조각 100여개가 화려한 조명에 환상적으로 빛난다. 얼음여왕 촬영대회 등의 재미있는 이벤트도 풍성하다. 올해 처음으로 축제의 장이 되는 삿포로 히가시구의 쓰도무에는 전체 길이 80m의 튜브 미끄럼틀이 등장한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까지 튜브 미끄럼틀이나 스노래프트를 즐기며 동심에 젖을 수 있어 좋다.
축제장에 가득한 초대형 설상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설상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눈이 5t 트럭 7500여대 분량이라고 하니 상상이 안된다. 5회 때부터 참여한 자위대가 트럭으로 시외곽의 눈을 실어 나르고,뼈대를 세운 뒤 눈을 붙이고 깎아 만든다고 한다. 오도리광장은 축제 전날 야간조명 시험점등과 함께 축제가 시작되며 스스키노의 빙상은 축제 3일 전부터 제작된다.
러브레터의 낭만
오타루에서는 삿포로와 분위기가 좀 다른 눈축제가 열린다. '오타루 눈과 촛불의 거리' 축제다. 오타루는 19세기 중엽에서 20세기 초까지 북쪽의 월가로도 불릴 만큼 번성했던 항구도시.
당시의 은행과 창고건물로 지어진 중후한 석조건물이 중심을 잡고 있다. 영화 '러브레터'가 이곳 오타루에서 촬영됐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오타루만과 평행으로 놓인 오타루 운하의 촛불등.노란 불빛의 등 수백개가 운하에 점점이 떠 하늘에 박힌 별처럼 빛나고 운가 주변의 가스등이 졸린 듯 차츰 환해지면 축제의 하루가 절정을 이룬다. 운하 옆에 쌓인 눈을 판 얕은 구멍에 넣어둔 촛불도 아련한 향수를 자아내게 한다.
운하에 뜬 등은 거리에도 은은히 피어난다. 좁은 골목에 가득한 눈을 다져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내고,옆에 쌓인 눈더미마다 구멍을 내 촛불을 밝혀두는 것.분위기가 그렇게 낭만적일 수 없다.
오타루는 오르골(뚜껑을 열면 음악소리가 나는 상자)로도 유명하다. 15분마다 기적을 울려 시간을 알려주는 증기시계가 있는 메르헨교차로에 일본 최대의 오르골 전문점인 오타루 오르골당이 있다. 전세계 오르골 5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곡을 넣어 오르골을 만들 수도 있다.
메르헨교차로에서 이어지는 사카이마치 거리에는 유리공예점도 많다. 가스불로 유리를 녹여 조용히 유리작품을 완성해 가는 여성들의 모습이 오타루의 분위기와 꼭 닮았다.
뜨거워서 시원한 온천
홋카이도의 온천으로는 남부 노보리베츠가 유명하다. 일본 3대 온천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삿포로에서 버스로 2시간50분,JR철도로 1~2시간 걸린다.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온천장도 많다. 유황,탄산나트륨 등의 다양한 온천 수질을 자랑한다.
뜨거운 온천수가 솟아 김이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지옥계곡도 신기하다. 벳부의 지옥온천과 비슷한 지옥계곡도 있다. 관광코스를 따라 15분 정도 구경할 수 있다.
곰목장도 재미있다.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는 시호레이산 정상께에 목장이 있다. 200여마리의 곰을 방목하고 있다. 곰들에게 먹이를 던져줄 수 있다. 귀여운 곰쇼도 하루 다섯 차례 이어진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여행 Tip
하나투어리스트 FIT팀(02-2127-1200)은 삿포로 개별여행을 안내한다. 항공권,호텔,JR패스 등 삿포로 개별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도와준다. 삿포로 게이오 플라자호텔의 경우 8500엔부터(조식 포함),오타루 그랜드 파크호텔은 1만800엔부터(조식 포함),노보리베츠 마호로바 호텔은 1만1400엔부터(조·석식 포함).JR홋카이도패스는 3일 연속 보통석 기준 어른 1만4000엔,어린이 7000엔.
항공편은 대한항공(삿포로)과 아시아나항공(아사히가와)을 이용한다. 요금은 66만원부터.유류할증료와 세금은 불포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