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불평하는 것 중 하나가 숙박 문제다. 러브 호텔로 변질된 저가 호텔은 꺼림칙하고 1박에 30만~40만원이나 하는 특급 호텔은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불편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5만~15만원 수준의 숙박료로 편히 묵을 수 있는 중 · 저가 비즈니스 호텔이 속속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중 · 저가 비즈니스 호텔 체인으로는 2001년 베스트웨스턴(미국),2003년 이비스 앰배서더(프랑스),지난해 도요코인(일본) 등 3곳이 있다. 이들 체인이 운영하는 호텔은 13개이다. 여기에다 베스트웨스턴의 300실 규모 송도점(7월)과 구로점(12월),도요코인의 서울 동대문점(8월),롯데호텔의 첫 비즈니스 호텔인 '롯데시티' 공덕점(3월) 등 연내 4곳이 새로 들어선다.

비즈니스 호텔이 들어서는 곳은 주로 공항,KTX역,오피스 타운,관공서 등 국내외 비즈니스 맨들의 출장 수요가 있는 곳들이다. 도요코인은 앞으로 10년 내 정부 대전청사,동대구역,부산 서면 등지에 총 60개를 더 열 계획이다. 베스트웨스턴도 30개를 추가로 연다는 목표다. 롯데호텔은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청량리 맘모스백화점 부지 등에 3~4개를 추가로 짓고 호텔 위탁 경영도 검토하고 있다. 이비스 앰배서더도 2011년까지 3~4개를 더 개점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비즈니스 호텔은 100개를 훌쩍 넘어서게 된다.

불황에도 비즈니스 호텔들이 급속히 늘어나는 것은 무엇보다 '수요가 있고 돈이 되기' 때문.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비즈니스맨이 32만명,외국인 관광객은 430만명에 달했다. 한진수 경희대 교수(호텔경영학)는 "국내 호텔시장에서 1~3급 호텔은 시설 수준이 떨어져 슬럼화,러브 호텔화했고 특급 호텔은 60여개에 달해 호텔 시장의 70%를 점유(미국 · 일본은 20% 수준)하는 기형적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 틈새 시장으로 비즈니스 호텔의 수요는 충분하다는 얘기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