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영도구 노래주점 화재는 방화나 누군가 실수로 불을 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부산 영도경찰서와 소방 당국,한국전기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은 15일 8명의 사망자를 낸 영도구 상하이노래주점 화재 현장에서 노래주점 출입구와 처음 불이 난 곳으로 추정되는 6번룸 등을 정밀 조사하는 등 합동 현장 감식을 실시했다.

감식반은 6번룸 천장에 강한 연소 흔적과 백화 현상이 있는 점으로 미뤄 백화 현상이 있는 바로 밑에 놓여 있는 소파 부근에서 원인미상의 발화원에 의해 불이 난 뒤 급격히 번진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송인찬 점검과장은 감식 현장에서 "발화 지점은 6번룸 소파 뒤쪽으로 보이며,소파 뒤쪽에는 전기설비가 없기 때문에 합선과 누전에 의한 화재 가능성은 낮다"며 "방화나 실화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감식반의 이 같은 지적에 따라 경찰은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화재 발생 직전 이 노래방을 출입한 사람들에 대한 신원 확인에 나섰다. 경찰은 특히 화재 당시 대기실에 있다 대피한 노래방 도우미 4명 외에 또 다른 4명이 이들보다 먼저 노래주점에 들렀다가 진세조선 직원들로부터 퇴짜를 맞고 나갔다는 주점 종업원 서모씨(25)의 말에 따라 이들을 불러 당시 행적에 대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