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미국 금융주의 실적악화 전망으로 금융 불안이 재부각된데다, 국내 실적시즌에 대한 우려가 대형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증시가 각종 정책 재료로 잘 버텨왔지만, 국내외 실적발표 시즌이 본격적으로 돌입함에 따라 당분간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별 재료에 따라 종목이 뜨고지는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 미국 급락·실적 부담·PR 매도 '3중고'

15일 오전 11시8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4.11포인트, 4.58% 급락하고 있다. 주가 지수선물도 급락해 올해 첫 사이드카가 나왔다. 코스닥 지수는 360선을 하루만에 반납했다.

지난 12월 미국 소매판매가 6개월 연속 하락한데다, 씨티그룹, 도이치뱅크, HSBC, JP모건 등 금융주의 부실한 실적이 예고되면서 미국 증시가 급락한 여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248.42포인트(2.94%) 떨어진 8200.14로 마감했다.

여기에다 포스코를 시작으로 국내 실적시즌이 시작된다. 작년 매섭게 몰아친 경기부진의 여파로 4분기 실적악화는 거의 기정사실화 된 분위기다. 대우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 4분기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급측면에서는 기관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매물이 부담이다. 현재 프로그램은 4400억원 규모의 매물을 쏟아내며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리서치팀 연구원은 "4분기 실적악화가 지수에 이미 반영돼 있다고 하지만, 실적 공개가 어느 정도 진행되기 전까지 증시가 반등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대우증권 투자전략센터 연구원은 "지난 이틀간 미국 증시 하락에도 국내 증시가 오른 것은 오버한 감이 있다"며 "현재 과장된 부분을 고치는 교정 중"이라고 판단했다.

증시 하락폭에 대해서는 "유동성 증가 등으로 급락 가능성은 없지만, 실적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정책 수혜주, "급락? 난 몰라"

시장이 가파른 조정을 받는 중에도 상승하는 종목이 있다. 최근 증시 상승의 주역이었던 정책 수혜주는 이날도 급등세다.

현재 유비케어(상한가), 비트컴퓨터(상한가), 인성정보(상한가) 등 헬스케어주와 마이크로로봇(상한가), 유진로봇(12.85%), 다사로봇(11.78%) 등 일부 로봇주가 대폭 상승하고 있다.

강관업체인 상강엠앤티는 정부의 녹색뉴딜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돼 11.94% 오르고 있다. 평산도 정부의 신성장동력 발표에 힘입어 4.60% 상승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기관 매수세도 개별 종목별로 유입되고 있어 당분간 박스권 흐름 속에서 종목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종목중심의 장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나 상승이 과도했거나 기술적으로 과열을 보이고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선별적 대응하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