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슈퍼리치 재테크 3대 키워드] 재테크‥현금, 증여,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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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빠른 시간 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1개월 이하 단기 금융상품에 몰려, 대규모 보상금 재투자 대신'예금'
증여‥"지금이 절호의 찬스" 증여세 낼 때 세금절감 효과 커, 주식 물려줘 지배구조 공고히
충전‥자산가치 빠른 속도로 빠져 '패닉' 잠시 숨고르기 하며 손실회복 고민, 자산 포트폴리오 리모델링 기회로
증여‥"지금이 절호의 찬스" 증여세 낼 때 세금절감 효과 커, 주식 물려줘 지배구조 공고히
충전‥자산가치 빠른 속도로 빠져 '패닉' 잠시 숨고르기 하며 손실회복 고민, 자산 포트폴리오 리모델링 기회로
감각에 관한한 '고수'소리를 듣는 강남부자들도 요즘 같은 불황기엔 별 뾰족한 수단이 따로 없는 모양이다. 때문에 부자들 역시 요즘을 한 템포 쉬어가는 타이밍으로 생각하고 휴식기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부자들이 마냥 손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번 기회를 활용해 어떻게 하면 세금 등 비용을 줄일 수 있을지,어떻게 하면 약간이라도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킹(PB) 팀장들은 올 한 해 '부자 재테크'를 규정짓는 '3대 키워드'로 △현금확보 △증여 △리모델링을 꼽았다.
◆현금확보
요즘 부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투자대상은 이른 시간 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1개월 이하 기간의 단기 금융상품들이다. 운용기간을 짧게 가져가면서 마땅한 투자대상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타깃을 공략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고 있는 것이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영업 중인 한 PB팀장은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부자들에게 판매되는 AA 등급 우량 기업어음(CP)의 경우 연 5%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데,부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머니마켓펀드(MMF)에 돈을 넣어두는 사람들도 많다. 지난해 1월 55조원 수준에 머물렀던 MMF 설정액은 작년 12월 말 기준 88조원으로 증가한 이후 올 들어 100조원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3조원씩의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는 게 금융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금에 대한 부자들의 니즈는 '뭉칫돈'이 풀려나가고 있는 대규모 개발지역에서 손쉽게 살펴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마곡지구다. 마곡지구에서는 보상금으로 100억원대 이상을 받은 개인 및 법인이 36명이 된다. 그런데 이들 중 개인들의 경우 대토보상 등 부동산에 재투자하기보다는 확정금리형 단기 예금상품으로 몰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곳 강서농협 관계자는 "토지수용을 당할 경우 과거 같으면 대부분 토지나 빌딩 등 다른 부동산을 찾는 경향이 강했지만,이번에는 대부분 단기 확정금리형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며 "부동산 증권시장 등이 침체됨에 따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증여
자산가치가 감소한 요즘 미리미리 자식들에게 증여하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 물론 절세를 위해서다. 재계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최근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변동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장사 오너들 가운데 자식들에게 증여를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2세들 가운데 곽노권 한미반도체 대표의 자녀들이 부친으로부터 회사 주식 30만여주씩을 증여 받아 주식부자 대열에 들었고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가 바뀐 S&T그룹의 최평규 회장의 장남인 최진욱씨가 S&T홀딩스 주식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재규 신한은행 세무사는 "요즘 같은 때에는 자산가격이 하락해 증여세를 낼 때 세금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자녀들에게 미리미리 증여를 해 놓으려는 부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부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엔 패닉상태에 빠졌었다. '어~'하는 사이에 자산가치가 수직하락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강북 PB센터에 거래하는 한 고객의 경우 이 센터에서만 540억원어치의 자산을 굴렸는데,자산가치가 100억원대로 급감하는 과정에서 손 한번 써보지 못했다. 이 센터의 PB팀장 A씨는 "당초 300억원에서 시작했던 자산가치가 거의 2배 가까이 올라갔다가 빠른 속도로 빠지다보니 고객이 어찌할 바를 모르더라"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한동안 패닉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부자들은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마음을 다잡고 손실회복에 나서려 하고 있다. 부자들이 사용하려는 대표적인 방식이 바로 자산 리모델링이다. 가입 이후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는 펀드 상품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낙폭이 과도한 우량주에 직접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 PB팀장은 "쉬어가는 시기에는 본인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리모델링에 나서는 것도 좋은 재테크 방법"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