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회원권 값이 반짝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개월여 동안 1억원 미만의 저가대 회원권뿐만 아니라 고가대까지 폭넓게 오르고 있고 지방 골프장도 소폭 상승했다. 추세적 상승이라기보다는 장기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회원권거래소들도 금리 인하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일부 회원권 시장으로 유입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워낙 많이 떨어진 데다 경제위기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감이 다소나마 해소될 조짐을 보이는 점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황제 회원권'으로 불리는 남부CC는 16일 13억8000만원으로 지난달 13일 12억원에서 한 달여 만에 1억8000만원 상승했다. 서울CC와 송추CC는 같은 기간에 나란히 1억원 올라 각각 4억2000만원,4억6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아시아나CC는 3억9000만원에서 9000만원 오른 4억8000만원,기흥CC는 1억3500만원에서 2억원으로 6500만원 급등했다. 뉴서울CC는 5400만원 오른 2억4500만원,제일CC는 5000만원 상승한 1억9800만원,남서울CC는 3100만원 오른 1억5700만원 선이다.

한창국 동아회원권거래소 팀장은 "지난해 여름에 회원권을 산 사람은 큰 손해를 봤으나 작년 12월 초순에 구입한 사람들은 한 달 만에 짭짤한 이익을 챙겼다"면서 "골프회원권 시장이 주식 시장과 비슷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주식이 오를 때 회원권 시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오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경기회복 신호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팀장은 "1 · 4분기가 지나봐야 향후 시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경제위기로 인해 신설 골프장 건설이 대부분 중단된 만큼 기존 골프장 가격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