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경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일본 경제계와 노동계가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 운동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재계단체인 게이단렌과 노조단체인 렌고가 근로시간 단축 및 임금삭감을 통해 고용을 확보하자는데 합의했고 마쓰다자동차를 비롯한 일선기업들에서 벌써 실천에 옮겨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또한 고용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는 일본과 다를 게 없다. 당장 지난달에만 해도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보다 1만2000명이 줄어들어 카드사태가 일어났던 2003년 10월 이후 5년여 만의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청년층과 비정규직 일자리는 1년 새 38만개나 사라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실업 문제로 인해 심각한 사회불안이 야기(惹起)될 가능성마저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일자리 지키기를 위한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노동계는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정신이 팔려 힘없이 밀려나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 등의 권익에는 관심이 없다. 정부 또한 연일 고용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효성(實效性) 있는 정책은 찾기 힘든 게 현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엊그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대졸자 초임을 낮추는 등 잡셰어링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채찍질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이미 누차 강조했듯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노사의 고통분담 이외에는 뾰족한 묘안이 없다. 기업들은 인위적 인력 감축을 최대한 자제해야 하고 노동계는 임금 동결 또는 삭감을 받아들이면서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상생의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