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봉 삼성 브랜드전략팀장(삼성석유화학 사장 내정)은 숨가쁘게 진행된 사상 최대 규모의 사장단 인사 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현장이며 젊고 도전적인 전문가의 전진 배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대대적 세대교체 인사의 배경은.

"그동안 삼성은 60세가 넘으면 퇴임을 준비하는 것이 인사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최근 4~5년 동안 내외적 요인이 겹쳐 평년보다 소규모로 인사하다 보니 인사 적체,사장 고령화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 이번에 이를 정상화시킨 것이라고 보면 된다. 1948년 이전에 태어난 승진자는 부회장에 오른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과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 두 명뿐이다. "

▼60세라는 연령 기준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60세 이상의 사장 대부분이 후진 양성을 위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기준이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논란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누가 봐도 분명한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감안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1948년생 만 60세가 기준으로 적용됐지만 이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내년 인사 때는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무엇인가.

"현장이다.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사뿐 아니라 조직도 철저히 현장 중심으로 바뀐다. 삼성전자가 첫 테이프를 끊는다. 최소한의 인력만 본사에 두고 스태프들 대부분이 현장으로 내려간다. 최대 계열사인 전자가 이 같은 조직개편 방안을 시행하면 다른 계열사들도 뒤따라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주 초 계열사별 조직개편 방안을 통해 공개하겠다. "

▼이재용 전무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세대교체 인사가 이뤄졌다는 해석도 있는데.

"전혀 아니다. 과거에 밀린 인사를 한꺼번에 한 것일 뿐이다. 5~6년 전과 비교하면 사장 연령이 그렇게 젊어진 것도 아니다. 사장단 인사를 정상화시킨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