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디스플레이의 기적, 그래핀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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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는 PC, 접는 TV 가능해져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꿈이 실현됐다."
국내 기술진에 의해 차세대 신소재인 ‘그래핀’의 상용화 기술이 개발됐다는 발표가 나오자 세계 과학계와 전자업계가 떠들석하다.도대체 어떤 기술이길래 이 난리일까.
지난 15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된 새로운 기술은 반도체 공정에 적용 가능한 대(大)면적 그래핀의 제조기술과 그래핀으로 회로를 구성할 수 있는 패터닝 기술.성균관대학교 성균나노과학기술원(SAINT)의 홍병희 화학과 교수(37)와 최재영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39)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전문용어여서 일반인들은 선뜻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 기술이 미래에 어떤 기기에 적용될지를 살펴보면 기술 개발에 세계가 놀라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적용 가능한 부분은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접거나 말아서 갖고 다닐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한 마디로 말하면 대형 TV를 주머니에 꼬깃꼬깃 접어서 들고 다니다가 캠핑 텐트 안에서 집에서와 똑 같은 화질로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루말이 컴퓨터,접어서 들고다니는 전자종이,전면이 디스플레이인 팔찌 휴대전화 등이 적용 기기다.초고속 나노 메모리,차세대 태양전지 등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원천 기술은 2004년 영국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세계 각국의 연구진들도 그래핀이 신소재로써 뛰어난 만큼 연구를 거듭했다.하지만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 수준으로만 존재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등에 적용할 응용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
성대-삼성전자 연구팀의 개발이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 연구가 그래핀을 반도체 웨이퍼 크기 이상으로 합성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는 의미여서다. 네이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연구진이 만든 센티미터 수준의 그래핀 필름은 지금까지 제작된 어떤 그래핀보다 기계적,전기적 성질이 우수하다”며 “입는 컴퓨터 같은 플렉시블 전자소자 가능성을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그래핀이란 탄소원자가 서로 연결돼 벌집 모양의 평면 구조를 이루는 물질로 구조적화학적으로 안정돼있고 매우 뛰어난 전기적 성질을 갖는다.그래핀이 튜브형태로 말려 있으면 그래핀과 함께 차세대 전자소자 소재로 주목받는 탄소나노튜브가 된다.현재 반도체에서 사용되는 단결정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전자가 이동할 뿐만 아니라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류가 흐를 수 있어 기존 기술을 대체할 차세대 트랜지스터 및 전극 소재로 주목받아왔다.
연구팀은 앞으로 그래핀을 이용해 만든 투명전극이 가장 먼저 상용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투명전극인 ITO(Indium Tin Oxide)는 평판 디스플레이,터치스크린,태양전지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 인듐의 고갈로 단가가 상승해 대체물질의 개발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또 ITO가 쉽게 깨지는 특성을 가진 반면 그래핀 투명전극은 뛰어난 신축성,유연성 및 투명도를 가지면서도 상대적으로 간단한 방법으로 합성 및 패터닝이 가능하다.홍 교수는 “4인치(약 10cm) 그래핀 필름에 회로를 구성한 후 테스트해본 결과 20~30% 잡아 당겨도 전기적 특성을 잃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래핀 투명전극의 대량 생산기술이 확립된다면 연간 수 천억원에 이르는 투명전극의 수입 대체 효과 뿐만 아니라 차세대 플렉시블 전자산업 기술 전반에 막대한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한국전자부품연구원은 세계 투명전극 시장이 2008년 7조7000억 원에서 2018년 22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 그래핀이 집적도 및 처리속도가 한계점에 다달은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그래핀은 기존의 실리콘 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발열량이 작고 간단한 나노패터닝 공정을 통해 반도체 특성을 조절할 수 있어 실리콘 기반 소자가 가지는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그래핀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래핀 박막을 단층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 연구팀은 촉매 및 반응 시간 조절을 통해 기판의 60~70%를 단층 그래핀 박막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제시했다.더욱 균일한 그래핀 박막을 만드는 기술 개발이 그래핀 반도체의 남은 과제라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삼성전자는 앞으로 성균관대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초고속 나노 메모리,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차세대 태양전지 등에 그래핀 관련 기술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꿈이 실현됐다."
국내 기술진에 의해 차세대 신소재인 ‘그래핀’의 상용화 기술이 개발됐다는 발표가 나오자 세계 과학계와 전자업계가 떠들석하다.도대체 어떤 기술이길래 이 난리일까.
지난 15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된 새로운 기술은 반도체 공정에 적용 가능한 대(大)면적 그래핀의 제조기술과 그래핀으로 회로를 구성할 수 있는 패터닝 기술.성균관대학교 성균나노과학기술원(SAINT)의 홍병희 화학과 교수(37)와 최재영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39)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전문용어여서 일반인들은 선뜻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 기술이 미래에 어떤 기기에 적용될지를 살펴보면 기술 개발에 세계가 놀라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적용 가능한 부분은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접거나 말아서 갖고 다닐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한 마디로 말하면 대형 TV를 주머니에 꼬깃꼬깃 접어서 들고 다니다가 캠핑 텐트 안에서 집에서와 똑 같은 화질로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루말이 컴퓨터,접어서 들고다니는 전자종이,전면이 디스플레이인 팔찌 휴대전화 등이 적용 기기다.초고속 나노 메모리,차세대 태양전지 등 적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원천 기술은 2004년 영국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세계 각국의 연구진들도 그래핀이 신소재로써 뛰어난 만큼 연구를 거듭했다.하지만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 수준으로만 존재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등에 적용할 응용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
성대-삼성전자 연구팀의 개발이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 연구가 그래핀을 반도체 웨이퍼 크기 이상으로 합성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는 의미여서다. 네이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연구진이 만든 센티미터 수준의 그래핀 필름은 지금까지 제작된 어떤 그래핀보다 기계적,전기적 성질이 우수하다”며 “입는 컴퓨터 같은 플렉시블 전자소자 가능성을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그래핀이란 탄소원자가 서로 연결돼 벌집 모양의 평면 구조를 이루는 물질로 구조적화학적으로 안정돼있고 매우 뛰어난 전기적 성질을 갖는다.그래핀이 튜브형태로 말려 있으면 그래핀과 함께 차세대 전자소자 소재로 주목받는 탄소나노튜브가 된다.현재 반도체에서 사용되는 단결정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전자가 이동할 뿐만 아니라 구리보다 100배 많은 전류가 흐를 수 있어 기존 기술을 대체할 차세대 트랜지스터 및 전극 소재로 주목받아왔다.
연구팀은 앞으로 그래핀을 이용해 만든 투명전극이 가장 먼저 상용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투명전극인 ITO(Indium Tin Oxide)는 평판 디스플레이,터치스크린,태양전지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 인듐의 고갈로 단가가 상승해 대체물질의 개발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또 ITO가 쉽게 깨지는 특성을 가진 반면 그래핀 투명전극은 뛰어난 신축성,유연성 및 투명도를 가지면서도 상대적으로 간단한 방법으로 합성 및 패터닝이 가능하다.홍 교수는 “4인치(약 10cm) 그래핀 필름에 회로를 구성한 후 테스트해본 결과 20~30% 잡아 당겨도 전기적 특성을 잃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래핀 투명전극의 대량 생산기술이 확립된다면 연간 수 천억원에 이르는 투명전극의 수입 대체 효과 뿐만 아니라 차세대 플렉시블 전자산업 기술 전반에 막대한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한국전자부품연구원은 세계 투명전극 시장이 2008년 7조7000억 원에서 2018년 22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 그래핀이 집적도 및 처리속도가 한계점에 다달은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그래핀은 기존의 실리콘 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발열량이 작고 간단한 나노패터닝 공정을 통해 반도체 특성을 조절할 수 있어 실리콘 기반 소자가 가지는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그래핀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래핀 박막을 단층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데 연구팀은 촉매 및 반응 시간 조절을 통해 기판의 60~70%를 단층 그래핀 박막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제시했다.더욱 균일한 그래핀 박막을 만드는 기술 개발이 그래핀 반도체의 남은 과제라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삼성전자는 앞으로 성균관대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초고속 나노 메모리,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차세대 태양전지 등에 그래핀 관련 기술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