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저항 계속할 것"
이집트, 이스라엘에 철군 요구..`가자휴전' 정상회의 18일 소집

이스라엘이 1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다.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하마스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가자지구 전쟁을 중단하는 휴전안을 가결처리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안보내각 표결 후 TV 연설에서 가자지구 전쟁의 목표가 초과 달성됐다면서 "하마스의 무장조직이나 정부기구는 심각한 타격을 받아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탄을 발사하기가 극히 어려워졌다"며 휴전을 선언했다.

그는 "휴전은 18일 오전 2시(현지시각, 그리니치 표준시로는 0시)부터 발효된다"면서 가자지구에 있는 이스라엘 지상군은 `한동안(for the time being)'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필요한 기간만큼 계속 머물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군사작전도 다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한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밝혀 이스라엘의 일방적 휴전선언으로 가자지구에서 총성이 멈출지는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마스의 대변인 파우지 바룸은 "점령자들은 즉각 공격을 멈추고 우리 땅에서 철수하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어떠한 대가를 감수하더라도 시온주의 병사가 우리 땅에 남아있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과 완전한 군부대의 철수를 이스라엘 지도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오는 18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럽 정상들을 초청,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가자지구 휴전과 관련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무바라크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공동으로 주재하는 이 회의에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이 참석할 예정이며, 터키와 이탈리아 등에서도 참석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지역을 순방 중인 반기문 총장은 17일 레바논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내일(18일)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뒤 이집트의 샤름 엘-셰이크로 가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전날 워싱턴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무기가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지대의 땅굴이나 해상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도 이날 지중해를 통해 무기가 가자지구로 반입되지 못하도록 해군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7일 가자지구에 대한 기습공격에 나선 이후 이날까지 22일째 하마스에 대한 군사작전을 벌여왔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승인을 위한 내각회의가 열리는 이날에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하이야에 있는 유엔 학교에 포탄을 쏘았으며 이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이 숨졌다.

이번 전쟁으로 가자지구에서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어린이 410명을 포함해 1천200명 이상이며, 부상자는 5천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고, 이스라엘 쪽에서는 민간인 3명과 군인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팔레스타인 측은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 17억 달러가 넘는 피해가 발생했고, 하마스의 행정부 건물 16동 등 2만 개의 가옥과 건물이 파손됐으며, 이 중 4천 개는 완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