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살리기-광주] 광주은행‥서울ㆍ전남 발판…'한국판 산탄데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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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이 올해를 초우량 '글로벌 은행'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광주은행이 바라는 롤모델은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스페인 북부의 작은 지방은행으로 시작해 지금은 HSBC에 이어 유럽 2위에 오른 스페인 대표은행이다. 상업은행으로 착실하게 성장의 길을 걸어온 산탄데르처럼 은행 고유의 업무에 충실하면서 수익성을 키워 가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원대한 포부의 첫 단추는 서울과 전남에서 끼운다는 계획이다. '서울광주은행'과 '전남은행'의 꿈을 키워 가고 있다. 시장 개척의 여지가 많은 이들 지역에서 영업 역량을 극대화시켜 장기발전 계획의 초석을 놓겠다는 의도다. 지난 12일에는 서울 중구 다동 서울지점을 서울영업부로 격상시켜 제막식을 가졌다.
현재 서울에서의 여 · 수신액은 모두 5조1500억원 규모(수신 3조500억원,여신 2조1000억원).광주은행 총 여 · 수신액의 24%에 해당한다. 그러나 수익성은 낮아 1%가 안 되는 117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높은 금리를 쳐주는 기관 자금을 많이 끌어들여 운용한 게 저조한 수익률의 원인이었다. 광주은행이 지난해부터 기관의 고금리 예금을 기업예금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펼쳐온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올해는 외환업무도 활성화시켜 서울에서 순수익 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전남은행' 구상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전남지역의 지역총생산은 40조원 규모.그러나 지난해 말 전남지역 여 · 수신액은 3조100억원가량으로 지역총생산 20조원에 불과한 광주지역 여 · 수신액(6조 41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7% 수준이다. 광주은행이 영업력 강화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지점장들을 전남지역에 집중 배치했다. 이를 통해 은행장 재임기간 중에 서울과 전남에서 각각 1000억원,광주에서 2000억원의 연간 당기 순이익을 내 수익 규모를 연 4000억원대로 키워 나간다는 중기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광주은행은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불혹(不惑)의 나이다. '모든 일에 헷갈려 갈팡질팡하지 않는다'는 의미처럼 지난해에는 비약적 발전을 준비하는 기반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내부적으로는 조직 슬림화와 임원 유임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조직의 안정을 꾀하고 'Joy & Fun 경영'을 통해 직원들 기 살리기에 나섰다.
특히 송기진 행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전라남도와 여수,순천,나주,보성 등 총 12개 지방자치단체 및 전남개발공사와 협약을 체결하는 등 광주 · 전남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함께하는 지역은행'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어왔다. 또 도이치뱅크 등 해외 유수의 5개 은행과 업무협력 의향서를 체결해 새로운 외화 차입 루트를 개척하고 해외 홍보를 통해 외국 은행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이 같은 노력으로 광주은행은 지난해 의미있는 족적들을 남겼다. 정부의 지급보증 없이 순수한 광주은행의 신용차입으로 지난해 말 두 달 새 8000만달러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또 최근 5년 동안 수익증권을 포함한 총자산은 88% 늘어난 19조5000억원,총수신은 62% 늘어난 12조원,총대출은 101% 증가한 11조2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가도를 질주 중이다. 특히 올해 추진 중인 3000억원가량의 자본 확충이 상반기 내 가시화되면 국제결제은행(BIS ) 자기자본비율이 14%로 상향 조정돼 보다 안정적인 기반에서 도약의 길을 걷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