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는 도시가스 산업에도 큰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만 활용하면 오히려 미래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사장(43)은 "전 세계 기업들이 경제 불황에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보다 공격적인 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해 관련 분야 최정상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5년 국내 도시가스업계에서 가장 젊은 나이로 신임 사장에 취임할 때도 그는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취임 일성으로 "에너지산업은 배관만 깔면 수입이 보장된다는 공급자 위주의 자세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며 직원들의 자발적인 변화와 개혁을 강하게 채근했다. 그는 이 변화를 토대로 회사를 종합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변신시키겠다는 약속도 했다. 송 사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경영학 석사)와 미국 경영컨설팅 회사인 부즈 알렌 & 해밀턴과 모니터 그룹 등에서 일한 이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없어 일부 직원들은 "과연 도시가스 경영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송 사장이 도시가스 공급 하나만으로는 미래를 절대 기약할 수 없다며 경영혁신에 나선 지 불과 5년여 만에 회사는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2006년 5546억원이던 회사 매출은 2007년 6136억원,2008년 6510억원(9월 말 현재)으로 큰 폭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취임할 당시 매출액이 20억원도 되지 않던 자회사 경동솔라(조감도)는 지난해 30배나 많은 62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매출 1000억원이 기대되는 태양광 모듈 전문업체로 성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도 충북 음성군 대소면에 위치한 경동솔라에 150억원을 투자해 연간 60㎿ 규모의 모듈 생산 능력을 갖췄다.

경동솔라는 태양광발전소 시공에서도 탁월한 기술력을 발휘하고 있다. 2006년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소인 영광솔라파크(3㎿)를 수주한 데 이어 장산태양광(3㎿),화순태양광(1㎿),예천솔라팜(1㎿) 등 ㎿급의 대규모 발전소를 차질없이 시공해왔다.

송 사장은 이를 기반으로 2015년까지 경동도시가스를 매출액 1조5000억원대의 종합에너지 솔루션 선도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도시가스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모바일 정보통신과 에너지 수용 공급 시스템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 및 집단 에너지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그는 지역문화 발전에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경제와 문화를 결합하면 보다 뛰어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지역사회 공헌 차원에서 북구 중산동 농소화훼단지 10만㎡에 저가의 도시가스를 공급한 것은 물론 지역발전기금 50억원을 올해 개교하는 울산과학기술대학의 장학재단에 보탰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경동도시가스를 100년 이상의 긴 역사와 전통을 가진 기업으로 키워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