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에서 날카로운 질의로 ‘스까요정’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경진 전 국회의원. 정치 평론가로도 맹활약한 그는 최근 직업 하나를 더했다. 바로 ‘인공지능(AI) 전도사’다. 그가 건넨 국민의힘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명함에도 ‘AI자동화 컨설팅’과 ‘인공지능 강연’을 한다고 함께 적혀 있다.그는 지난 1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기자와 만나 “AI는 직장인들의 업무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동네 6070 어르신들도 쉽게 쓸 수 있고, 모든 국민의 생활에서 삶의 질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김 전 의원은 이달 초 저서를 펴냈다. ‘적절한 운동 추천하기’ ‘명품백 짝퉁 여부 판별하기’ 등 어떻게 하면 생활에서 AI를 이용할 수 있는지 전략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6개 정도의 유료 툴을 쓰며 매월 20만원이 넘는 이용료를 낸다고 한다.그가 AI 기술의 세계에 몰입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4월 총선 낙선이었다. 그는 “아쉽고 화나는 마음을 달래고자 낙선 후 20일 만에 짐을 싸 홀로 해외여행을 떠났다”며 “석 달간 동남아시아부터 인도, 네팔을 거쳐 중앙아시아, 동유럽에 이르는 여행길에서 챗GPT와 클로드의 놀라운 능력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13개국을 거치며 영어 외에도 30여 개 외국어를 맞닥뜨릴 때마다 이들 도구는 ‘나만의 만능 가이드’가 돼줬다.김 전 의원은 여행으로 낙선 후 가진 부정적 감정을 떨쳐냄은 물론, AI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여행한 경험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 한 달 만에 ‘AI로 여행하기’를
최근 국내 극장가에 익숙한 영화가 잇따라 걸리고 있다. 이렇다 할 대작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소설 원작 영화, 리메이크 및 리부트(기존 영화의 캐릭터나 콘셉트를 살리고 새로운 이야기로 만드는 것) 영화 등 기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작품이 주를 이루는 분위기다. 아예 예전 영화를 재개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줄어들면서 제작자도, 관객도 안전한 길을 택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베스트셀러·시리즈물이 대세오는 22일 개봉하는 ‘언데드 다루는 법’은 스웨덴 작가 욘 A 린드크비스트가 쓴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린드크비스트는 영화 ‘렛미인’(2008) ‘경계선’(2019) 두 작품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로 스웨덴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렛미인에서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우정을, 경계선에서는 북유럽 신화 속 ‘트롤’을 현대 사회로 데려오며 초자연적 소재를 세련되게 풀어냈다.‘언데드 다루는 법’은 세상을 떠난 가족, 연인이 대규모 정전 이후 살아있는 시체로 되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일반적인 좀비물과 달리 죽음과 삶의 경계, 그 안에서의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휴머니즘 영화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노르웨이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아만다상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일찍부터 시네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작가가 직접 각본에 참여해 원작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24일 개봉하는 ‘검은 수녀들’은 ‘검은 사제들’(2015)의 두 번째 이야기다. 검은 사제들은 당시 약 544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지난 10일 찾은 대만 타이베이의 메트로폴리탄프리미어호텔. 이곳 1층 로비에는 입구부터 엘리베이터 앞까지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이날 호텔 10~13층에서 개막한 호텔 아트페어 ‘원아트타이베이’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이었다. 이 중 절반가량은 20~30대. 이날 만난 대만의 30대 여성 관람객은 “대만의 젊은 층 사이에서는 좋아하는 미술 작품을 구입하고 소장하는 게 흔한 일”이라며 “오늘은 결혼식을 앞둔 친구에게 선물할 그림을 사러 왔다”고 했다.올해 아트페어에 참가한 61개 갤러리 중 해외에서 온 비(非) 대만 갤러리는 절반가량. 그중 한국 갤러리 수는 열 곳에 달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신준원 조형아트서울 대표는 “대만 컬렉터들은 작품을 많이 구입하는 데다 한국 미술에도 관심이 많아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했다.호텔 아트페어란 말 그대로 호텔에서 열리는 미술 장터다. 컨벤션센터 등지에 가벽을 설치한 뒤 작품을 거는 일반적인 아트페어와 달리 호텔 아트페어는 몇 개 층의 객실을 통째로 빌려 전시장으로 활용한다.관람객은 1만5000명에 육박했다.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훨씬 넓은 공간에서 나흘 동안 열린 프리즈 서울 관객이 7만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뜨거운 열기다. 릭 왕 원아트타이베이 공동대표는 “세계 미술시장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만은 타격이 덜한 편”이라며 “미술을 사랑하는 문화가 있는데다 젊고 호기심 많은 고객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게 대만 미술시장의 장점”이라고 말했다.오랫동안 대만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풍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일본풍’ 그림이었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간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