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일방적 휴전을 선언하고 개전 23일 만에 공격을 중단했다. 하지만 전쟁의 다른 당사자인 하마스는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가자지구에서 평화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오후 안보내각 회의를 마친 뒤 "18일 오전 2시(한국시간 오전 9시)를 기해 공격을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하마스의 무장조직과 정부기구는 심각한 타격을 입어 이스라엘에 로켓탄을 발사하기 어려워졌다"며 "가자지구 전쟁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하마스가 로켓 공격을 중단할지 확신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필요한 기간만큼 계속 머무를 것이며 하마스가 공격을 계속하면 격렬히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휴전은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 무력화라는 당초 목표를 충분히 이룬 상태에서 공격을 계속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난이 더 고조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하마스 대변인 파우지 바룸은 "이스라엘 병사 한 명이라도 가자지구 땅에 남아 있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군과 가자 접경 개방을 거듭 촉구했다. 이스라엘이 일방적 휴전을 선언한 이날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에서 공격을 계속했으며 하마스도 30여발의 로켓포를 이스라엘을 향해 날리며 응전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이 되자 이스라엘은 공격을 멈췄고 하마스의 로켓포 발사도 그치며 가자지구에서 지난해 12월27일 개전 이후 처음으로 총성이 멈췄다. 이날까지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어린이 410명을 포함해 1206명에 이르며 부상자는 5000명이 넘는다.

앞서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17일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과 군부대의 완전한 철수를 이스라엘 지도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8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함께 홍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서 이스라엘 · 하마스 간의 장기적 휴전 방안을 논의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