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9일 약하고 긴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방어적 포트폴리오로 대처할 것을 권했다.

미국 금융주 중 자산 순위 1, 2위인 씨티그룹과 BOA(뱅크오브아메리카)는 S&P500지수가 강보합에서 움직였던 지난주 후반 이틀동안 각각 22.7%, 29.6%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도 최대 금융회사인 HSBC의 주가가 신저가로 추락했지만 시장 대표지수인 FTSE100지수는 작년 11월의 저점보다 위에 있다.

구미권 증시에서는 모기지 관련 부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것으로 평가받았던 금융주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먼브라더스 파산 때와 같은 국제 금융시장의 극심한 혼란이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구미권 금융 기관들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며 "경제적 자원이 또다시 금융 기관들의 재무 건전성 유지를 위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물 경기의 부양을 위해 쓰여지거나 주식시장을 비롯한 각종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수도 있는 자금이 금융기관 대차대조표 훼손을 막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리먼브라더스 파산이 '짧고 굵게' 부정적 영향을 줬다면 최근의 금융 부실은 완만하지만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약하고 긴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장세에서는 방어적 포트폴리오로 대처할 것을 권했다. 그는 "이익 감소 우려가 적은 경기방어적 섹터가 좋아 보인다"며 "음식료, 통신, 보험 업종 등은 이익 안정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직전 강세 국면(2008년 11월21일~2009년1월7일)에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업종들"이라고 설명했다.

직전 강세 국면에서 초과 하락을 기록했던 섹터는 이후 약세 국면에서 초과 수익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완만한 조정세를 예상되는 상황에서 방어적 섹터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