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율 3년 9개월만의 '최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들의 부도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하루평균 15곳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지역 서비스업체의 부도율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12월중 어음부도율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부도업체 수(당좌거래 정지업체)는 345개로 전달의 297개보다 48개가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5년 3월의 359개 이후 3년 9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방은 206개에서 225개로 증가하면서 2004년 12월의 254개 이후 최대였다.

부도업체 수는 매월 200개 안팎을 유지하다 세계 금융위기가 확산된 지난해 10월 321개를 기록한데 이어 11월 297개로 300개에 근접했으며 12월 또다시 300개를 훌쩍 넘겼다.
특히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 경기침체자 이어지면서 기업부도율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영업일수 기준으로 하루 평균 부도업체 수는 10월 14.6개에서 ▲11월 14.9개 ▲12월 15.7개로 더 늘었기 때문이다.

업종별 부도업체 수는 서비스업이 158개로 전달 121개보다 37개가 증가, 가장 많았다. 제조업 112개, 건설업 63개로 전달보다 각각 6개가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서비스업 부도업체 수가 전월의 43개에서 27개 증가한 70개로 늘었다. 지방의 경우도 서비스업 부도업체 수가 전월의 78개에서 12월 88개로 10개가 늘었다.

기업 부도는 통상 1~2분기 시차를 두고 경기에 후행한다. 9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심화된 점을 감안하면 부도업체 수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경기가 악화된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며 "아직 대기업의 부도는 없지만, 이같은 추세라면 전체 부도업체 수가 올해 중 월 400개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설법인 수는 12월 3797개로 전월(3331개)보다 466개 증가했다. 신설법인은 지난해 1월 5298개에 달했으나 7월 5006개에서 8월 3713개로 급감한 뒤 5개월째 4000개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부도법인수 대비 신설법인수 배율은 16.4배로 전월(16.2배)에 비해 소폭 상승하면서 6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배율은 지난해 1월 39.2배에 달했으나 하반기 들어 7월 34.1배, 8월 30.4배, 9월 26.2배, 10월 18.8배, 11월 16.2배로 가파르게 줄어들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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