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고구마 민들레는 요즘 항암 민간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 가지 대표적 음식이다. 이들 식품으로 암치료에 효과를 봤다는 구전홍보나 광고홍보가 많다. 민간요법으로 몇 달 째 이들 식품을 먹었더니 암이 뿌리째 빠지지는 않았지만 호전됐다는 내용들이다. 이를 놓고 의사들은 애초 암 진단이 잘못됐거나,환자의 삶의 의지가 강하면 플라시보 효과로 인해 잠시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오래가지 못한다거나 일반화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설명한다. 민간요법은 보조적인 치료수단으로서 특정 식품을 소량 투여하는 것은 별 문제 없으나 주된 치료제를 끊을 만큼 효과가 강한 경우는 없으므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청국장

원재료인 콩의 유익성에 발효식품으로서의 효과가 더해진다. 동의보감에 콩은 보신에 좋고 위장의 열을 제거해 복부팽만을 없애주며 대소변의 배설을 돕고 뱃속과 장의 탁한 기운을 다스리며 종기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고 씌어있다. 영양소로는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고 철분과 비타민B도 적절히 들어있다. 항암효과의 주된 작용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으로 주로 제니스테인,다이드제인,글리시테인 등 3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이들 성분이 유사 여성호르몬처럼 작용해 오히려 유방암을 부추긴다는 논란도 있지만 아직은 유방암을 억제한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콩을 많이 섭취하는 일본 중국 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등의 발병률이 서구에 비해 많이 낮다는 통계도 여러 차례 나왔다.

콩을 발효시켜 만든 청국장과 된장은 한의학적으로 해열작용 및 식품의 독과 수은 독을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 청국장은 콩보다 항암 및 항산화 효과가 낫다. 발효과정에서 콩의 제니스틴이 제니스테인으로 전환되면서 더 많은 항암물질이 생성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콩 발효식품은 오래된 것일수록 항암효과가 좋은 것으로 추정된다. 청국장과 낫토(일본식 청국장) 중 어느 쪽이 더 나으냐,청국장을 찌개를 끓여 음식으로 먹느냐 아니면 분말 등 제품화된 것을 복용하는게 좋으냐 하는 문제는 큰 차이가 없되 개인적 취향에 따라 고려될 사안으로 보인다.

◆고구마

조선시대 영조 때부터 한국에서 본격 재배된 고구마는 구황작물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간식을 넘어 항암식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도쿄대 의과학연구소가 고구마의 발암 억제율이 최대 98.7%로 가지 당근 샐러리 등 항암효과가 있는 채소 82종 중 단연 1위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으면서 주목받았다. 고구마엔 항산화 항암효과를 내는 안토시아닌과 베타카로틴,글루타치온,비타민C와 E가 풍부하다. 베타카로틴은 비타민C와 공존할 때 효과가 더 커지는데 고구마에 함유된 비타민C는 전분질에 쌓여 있어 조리할 때 열을 가해도 잘 파괴되지 않는다. 항암효과를 내는 주역인 안토시아닌과 베타카로틴은 각각 보랏빛 고구마 껍질과 노란 속살에 풍부하므로 껍질을 벗겨내지 않고 먹는 게 좋다. 하지만 껍질 채 먹는 것은 실천하기 어려운 게 문제다. 안토시아닌은 베리류(나무딸기) 가지 포도 사과 등에 풍부하며 항산화 항염증 효과가 우수해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관절염 암 등의 발병위험을 낮추는 데 유효하다.

게다가 고구마는 함유된 칼륨 덕분에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고 생것으로 먹으면 혈당강하 효과가 우수하며 섬유질이 풍부해서 변비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많이 먹으면 '아마이드'란 화학구조가 장속에서 이상발효를 일으켜 속이 부글거리거나 가스가 차고 변비가 오히려 악화되기 쉽다. 이런 경우에 펙틴이 풍부한 사과나 동치미 등을 함께 먹으면 훨씬 소화가 잘 된다.

◆민들레(포공영)

민들레는 한약명으로는 포공영(蒲公英)이다. 해열 및 해독 작용과 뭉친 것을 풀어주는 작용이 강해 예부터 여성의 유선염이나 유방암 등 염증성 질환이나 부인과 질환에 많이 사용돼왔다. 아라비아나 아메리카 원주민도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에 민들레를 썼다. 최근엔 세포실험에서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암세포 성장과 침입을 방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항간에서는 민들레를 달인 물의 쓴 맛과 경구용 항암제의 맛이 비슷하다며 항암효과가 좋다고 믿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 민들레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몸이 냉한 사람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장기간 다량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자생종 민들레는 약성이 높지만 수십년 전부터 유입된 서양 민들레는 그렇지 않아 구별해야 한다. 농촌의 길가 대로변에 있는 상당수의 민들레가 서양종이라고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김경석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 한방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