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링컨 사랑은 이어졌다. 오바마는 이날 '우리는 하나(We are one)'라는 주제로 자신의 취임 전 축하공연을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가졌다.

○…이날 오후 열린 행사는 차가운 겨울 날씨였지만 기념관 주변을 가득 메운 군중으로 후끈거렸다. 오바마 내외와 두 딸인 사샤와 말리아,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내외는 방탄유리 뒤에서 콘서트를 끝까지 관람했다.

출연진으로는 비욘세,보노,셰릴 크로,허비 행콕,메리 블리지,U2,샤키라,브루스 스프링스틴,스티비 원더 등 특급가수들이 대거 출동했다. 톰 행크스,덴젤 워싱턴,제이미 폭스 등 할리우드 유명 영화배우들과 타이거 우즈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지난해 대선 때 오바마를 지지한 스타들로 짧은 시간의 섭외에도 흔쾌히 참여했다. 이들은 무대에 올라 "우리는 모두 여기에 함께 있다"고 외치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노래 '더 라이징(The rising)'으로 시작된 콘서트에서 오바마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음악에 맞춰 머리를 흔드는 등 시종 즐거운 표정이었다. 사샤와 말리아는 무대를 향해 디지털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오바마는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미국의 진정한 특성은 안정의 시대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힘든 도전의 시기에 우리가 보여주는 올바름에 의해 좌우된다"며 "우리가 한 나라,한 국민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오바마는 콘서트 후반에도 다시 무대에 올라 "나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이 나라의 미래를 믿고 우리를 도와주려고 오신 여러분들"이라며 "변화를 요구하는 수많은 목소리 앞에 어떤 장애물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취임식위원회 대변인인 린다 더글러스는 링컨기념관과 관련,"미국의 위대함과 애국심을 상징하는 장소"라며 "이곳은 미 국민의 정신과 단합,가치를 상징하는 곳으로 오바마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한 장소로 더없이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링컨기념관은 흑인 민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가 1963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는 명연설을 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이날 워싱턴시내 침례교회를 찾은 오바마 가족은 어린이들로부터 "킹 목사가 걸어 투쟁했기에 오바마가 뛸 수 있었고,오바마가 뛰었기에 모든 어린이들이 날 수 있을 것"이라는 덕담을 들었다.

○…취임준비위원회를 비롯 경찰과 경호당국은 이날부터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취임일 하루 전인 19일은 루터 킹 목사 기념휴일이어서 워싱턴이 인산인해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셔널몰 공원과 백악관 인근,펜실베이니아 거리 일대에는 간이 화장실과 간이 천막 등이 속속 설치되고 있다. 하지만 취임일 당일 몰려들 수백만 인파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워싱턴시 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워싱턴 일원으로 들어오는 모든 고속도로와 순환도로 도처에는 취임일에 차를 가져오지 말고 지하철을 이용하라는 전광판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