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19일 개각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인사 소외감을 피력했고 야당은 측근들의 전진배치를 통한 돌격내각이라고 비난했다. 당장 한나라당은 당 인사의 입각이 무산된 데다 사전에 전혀 연락받지 못한 데 대해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 사이에 주례회동까지 잡혔지만 개각과 관련해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 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도중 전화로 개각 명단을 통보받았다는 것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비공개회의에서 "인선 과정은 둘째치고라도 당대표나 나중에 청문회를 진행하는 원내대표에게는 먼저 통보가 와야 한다"면서 "언제부터 여당이 이랬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늘 청와대 혼자 나가고 여당은 끌려가고 있다"며 "실세 사무총장이 역할을 똑바로 하라"고 안경률 사무총장을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친 이명박계의 한 중진의원은 "계파를 떠나 정치인이 들어갔을 때 국민통합의 상징성을 가질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했고,친 박근혜계의 한 의원은 "경제를 망친 전 정권의 핵심인사들을 데려와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면 시장에 먹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원내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여당을 완전히 무시한 인선"이라며 "이런 식이면 뭐 때문에 총대를 메고 야당과 싸웠는지 모르겠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박 대표는 기자와 만나 '당의 불만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모르겠다"고 짧게 말하고선 굳게 입을 다물었다.

민주당 등 야당은 "대통령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측근 인사"라며 비난했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이 계주인 친목계 인사가 이번 인사"라면서 "대구 · 경북 및 고려대 출신이 독식한 인사로 MB 친위세력으로 구성된 돌격내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속 의원들의 입각을 강력히 요구해온 한나라당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명수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인사마저도 인선에서 제외한 지극히 편협한 자기 사람 챙기기 개각에 불과하다"고 논평했다.

이준혁/노경목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