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의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이 잇달아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부쩍 늘었다.

흥행작 부재와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위협에 따른 경영권 불안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온 웹젠이 NHN이라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신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최근 사흘 연속 웹젠 주식을 샀다. 이 기간 투신의 순매수는 14만여주에 달한다.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투신의 웹젠 매수가 7000주 가량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매수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기관 매수 등에 힘입어 주가도 연일 상승세다. 이날 오전 10시 44분 현재 웹젠은 전날보다 310원(5.18%) 오른 6300원에 거래되며 사흘 연속 급등세를 이이가고 있다.

기관이 이같은 '러브콜'은 무엇보다 웹젠 실적이 작년 4분기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2005년 1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웹젠이 작년 4분기에는 흑자를 기록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웹젠이 4분기에 의미있는 흑자 전환을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최훈 연구원은 "비용구조 개선만으로도 올해 웹젠이 적자 구조를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발단계에 들어서는 신규게임이 올해는 없기 때문에 신규게임과 관련한 경상 개발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다, 2006년 642명에 달했던 개발인원을 최근 350명까지 줄여 인건비도 크게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앞으로 NHN의 한게임을 통해 '뮤'와 '선' 등이 서비스 될 것으로 보여 트래픽 증대효과와 마케팅 비용 감소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웹젠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최소 313억원과 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최 연구원은 내다봤다. 이는 작년 추정 매출액에 신규게임 '헉슬리'의 올해 예상 매출액(30억원)을 더한 것만 갖고 추산한 것이며 실제 실적은 이보다 훨씬 좋을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측은 올해 매출 42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적보다 더 기대되는 것은 NHN게임스와의 합병과 이후 우회상장 여부다. NHN의 자회사인 NHN게임스는 작년 9월 웹젠 지분 23.7%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최 연구원은 "NHN게임스가 단순히 웹젠의 보유게임과 개발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주당 6000~7000원대에서 거래되던 주식을 갑절인 1만5524원이나 주고 산 것은 단순한 M&A 이상의 포석이라는 것이다.

그는 "NHN이 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간다고 가정할 때 게임사업부쪽은 웹젠을 통해 전개할 가능성이 크고, 이 때문에 게임개발사인 NHN게임스와 웹젠의 합병이 유력하다"고 풀이했다.

정우철 연구원도 "NHN의 지주사 전환은 당장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게임사업부쪽만 정리하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NHN게임스이 웹젠을 통해 우회상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