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성의 뒷모습을 그물천으로 가린 다소 파격적인 광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유혹이 시작됩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이 광고는 의자전문업체 듀오백코리아의 새 브랜드 '듀오백알파' 소개 문구이다.

인체공학의자 전문기업 듀오백코리아(대표 정관영)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위축되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새 브랜드 론칭과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정관영 사장은 "기업은 살아남아야 이름이 남는다"라는 경영 모토 아래 단순히 제품을 팔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 아닌,중장기적인 기업 발전의 원동력임을 인식하고 전사적 차원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브랜드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마케팅 활동을 축소할 때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서 시장 판도를 바꿔보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자신감에는 3년에 걸친 연구개발을 통해 내놓은 제품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듀오백알파는 국내 처음으로 자체 기술로 그물망 천 소재인 메시(Mesh)를 좌판에 적용했다. 메시 소재는 무거운 하중에도 찢어지거나 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술적 관건이다. 이렇다보니 좌판에 메시 소재를 쓴 의자는 세계적으로 20여 업체에 불과하다.

듀오백 알파 제품에 적용된 스펀지 좌판 역시 복원력과 쿠션감이 뛰어나 엉덩이 부분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제2 의자 혁명'으로 불릴 수 있는 신개념 인간공학의자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지켜온 인간공학의자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다시 한번 굳히겠다는 게 정 사장의 신념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에는 2004년 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제품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1987년 해정산업으로 출발한 듀오백코리아는 20여년간 의자 하나만을 고집하고 있다. 의자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6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듀오백하면 두개의 분리된 등판 모양이 연상될 정도였다. 등받이가 양쪽으로 분리된 '듀오백'기술은 같은 무게라도 배낭을 지고 걸으면 무게가 덜해지는 배낭 효과를 이용한 것.이는 앉아 있을 때 허리에만 집중되던 하중을 근육에 골고루 전달하는 원리를 응용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1997년 제품이 처음 나왔을 때 원백(One-Back) 의자에 익숙했던 소비자에게는 낯설었다. 때마침 '척추측만증'이라는 사회적 이슈로 인해 대중들의 관심을 끌면서 판매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1999년 '과학이 만든 의자'라는 차별점을 강조,상대적으로 고가임에도 충분한 구매 가치가 있는 브랜드로 포지셔닝되면서 브랜드 파워력을 갖게 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듀오백코리아는 이전까지 책상을 사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정도로 여겼던 의자를 하나의 전문 품목으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듀오백코리아는 그동안 자리잡아온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유사제품을 듀오백 제품으로 오인해 구매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가 제품 구입 후,의자에 찍혀있는 바코드를 회사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3년 무상AS와 본사의 적극적인 관리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정 사장은 "사람의 몸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제품,앉았을 때 가장 편안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며 "새 브랜드를 통해 인간공학 전문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