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20일 "자통법의 완전한 도입이 미뤄진다면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투자은행(IB)과의 경쟁에서 힘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이날 조선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 시행기념 국제컨퍼런스에서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가장 긴장하는 곳은 국내 증권사"라며 "실제 자통법에 따라 상품을 만들고 시장에 나가 경쟁하는 곳이 바로 증권사이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형 글로벌IB들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미래 성장의 주축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글로벌IB들이 진출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국내 증권사에는 1~2년밖에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핵심법안은 미뤄지면서 증권업계에게는 단기적으로 수익에 압박이 되고 장기적으로 미래 가능성이 있는 시장 도입은 지연되고 있다"면서 "학계와 정부에서 자통법의 수준을 파악하고 국내 증권사들이 실질적으로 1~2년 안에 시장에서 경험을 쌓울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현재 자통법에는 아직도 장벽이 많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장벽을 없애는 작업이 미뤄진다면 글로벌 IB와의 경쟁에서 국내 증권사가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자통법 이후 3-4년 뒤를 전망해보면 서너개 정도의 종합증권사와 몇개의 특화증권사가 남지 않겠느냐"면서 "10년 후에 한국에서 글로벌 증권사와 경쟁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가 하나라도 나오면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