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는 경영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이슈지만,정작 성과 측정의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거창한 비전이나 폼나는 전략을 만드는 데만 열을 올렸지,비전이나 전략이 어떻게 실행되고 얼마나 효과적인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훌륭한 전략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실행의 문제이며,실행의 문제 한가운데 바로 측정의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가치실현을 위한 통합경영지표 BSC'(로버트 캐플런 · 데이비드 노튼 지음)에서 저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측정시스템인 균형성과표(balanced score card · BSC)라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동안 많은 경영자들은 고객 관계,조직의 프로세스,핵심 역량 등의 중요성을 신봉하면서도 오로지 재무 지표만을 가지고 성과를 측정하려고 했다. 그러나 기업 성과가 제대로 측정되기 위해서는 재무적 측정 지표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측정 지표도 고려돼야 한다.

이에 따라 균형성과표에서 다루는 지표는 전통적인 재무 지표 외에 고객,내부 비즈니스 프로세스,학습과 성장 등 총 네 가지로 구성돼 있다.

이들 네 가지 지표들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인과관계로 연계돼 있다. 예컨대 매출액이나 이익 같은 재무 지표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고객만족도가 높아야 하고,높은 고객만족도를 달성하려면 고객의 불만을 처리해 주는 프로세스가 짧으면서도 탁월해야 한다. 또한 내부 프로세스를 단축하고 뛰어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직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종업원들을 훈련시키고 역량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경영자들은 지표들 간의 인과관계를 통해 경영의 결과물들이 어떻게 달성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고객만족도를 핵심지표로 설정하더라도 이것만 측정해서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정작 구성원들이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균형성과표는 기업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직무가 조직 성공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전체 모습을 제공한다.

이동현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