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저 외국인 뭐 하는 거야？ 정말 신기한데…."

지난해 가을，한 외국인이 명동 거리 한복판에 나타났다. 세로 180㎝，가로 50㎝인 화살표 모양의 종이 판자 하나만 손에 든 채였다. 그는 마치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처럼 그 판자를 빙글빙글 돌리기도 하고，하늘 높이 던졌다 받아내기도 했다.

이 공연은 한국에서 처음 시도된 '사인 스피닝(sign spinning)' 광고였다. 사인 스피닝은 광고 문구가 적힌 도구로 각종 묘기를 펼치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공연 같은 광고'다.

명동에서 공연을 펼친 외국인은 마이클 케니(24)라는 미국인.그는 사인 스피닝 광고기법을 개발하고，최초의 사인 스피닝 광고회사인 애로우 애드버타이징(Arrow Adversiting · 이하 애로우)을 세운 주인공이다. 고등학생이었던 2002년 케니는 아이디어와 단돈 100달러를 갖고 친구 한 명과 미국 샌디에이고에 회사를 차렸다.

초기엔 동네 샌드위치 가게처럼 작은 곳들을 홍보했다. 그 뒤 공연 모습이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YouTube)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대기업으로까지 고객이 확대됐다. 지금 애로우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직원 500여명에 42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주목받는 광고회사다. 애로우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첫 번째 비결은 시선을 확 잡아 끄는 재미다. 공연 형식을 빌려 시민들에게 광고 정보보다 공연의 재미를 먼저 줬다. 이를 통해 거부감 없이 광고를 받아들이게 한 발상의 전환이 애로우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이다.

두 번째 비결은 일을 즐기는 직원들이 더 많은 기회를 잡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재미있는 공연의 승패를 가르는 관건은 공연을 펼치는 사인 스피너의 실력이다. 애로우는 사인 스피닝을 일이 아닌 놀이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일단 더 멋지고 새로운 기술을 구사할수록 더 많은 임금을 받는 체계를 만들었다.

보통의 스피너들이 연 4만달러를 번다면，후배를 키울 정도의 실력을 갖춘 스피너는 7만달러를 벌 수 있다. 또 분기마다 최고 스피너를 뽑거나 전국 사인 스피닝 대회를 열어 경쟁을 유도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현재까지 개발된 사인 스피닝 기술은 무려 400개가 넘는다.

애로우는 오는 3월 '애로우 애드버타이징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온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는 요즘 같은 불황기에 즐거움을 주는 광고를 선보일 애로우의 활약이 기대된다.

세계경영연구원 조미나 이사， 최미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