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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증권사 파생상품 관련 부서들이 ‘고위험’이라는 의미로 낙인찍힌 ‘파생’이란 용어를 지우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내달 4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파생상품의 개념이 보다 명확하게 정리되면서 일종의 ‘주홍글씨’를 지우고 고객들에게 한 발 더 친근하게 다가서겠다는 뜻이다.

한 대형 증권사 파생상품영업부는 최근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식워런트증권(ELW) 등을 취급하는 부서명을 ‘금융공학상품영업부’나 ‘대안투자(AI)사업부’ 등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지난해 주가 급락으로 ELS 등이 원금손실 구간의 하단까지 내려가자 일부 고객들이 ‘파생’이라는 용어 자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ELS와 ELW 등의 운용·영업부서를 ‘에쿼티 파생사업(본)부’산하에 두고 있는데 오는 3~4월 조직개편에 맞춰 이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통법에선 원금을 초과하는 손실이 날 가능성이 없는 상품은 ‘증권’으로 분류돼 그동안 대표적인 장외 파생상품으로 일컬어지던 ELS는 엄밀한 의미에서 증권이란 명칭이 재부각될 예정이다.또다른 대형 증권사의 파생영업부 관계자는 “상품 내부적으로는 파생 구조가 포함돼 있긴 하지만 ELS나 DLS는 정확한 법률상 명칭이 ‘(파생결합)증권’”이라며 “굳이 고객들에게 ‘파생’이란 용어를 강조할 필요도 없고 이미 상당수 고객들은 지난해 손실을 입으면서 상품의 성격에 대해 학습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증권사의 관계자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크게 위축된 ELS 시장의 투자심리가 최근 조금씩 살아나면서 은행이나 운용사로부터 상품 구조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현재 분위기상 영업이나 마케팅 차원에서 상품 및 부서명칭을 보다 세련되게 바꾸는 논의는 충분히 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