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이상을 가진 고액 자산가들은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주식 직접투자'를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외보다는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의욕이 압도적으로 큰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은 아직 증시가 본격 반등하기는 힘들어 상반기 중 코스피지수가 한 차례 조정을 겪은 뒤 연말로 갈수록 상승하는 장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시 올 하반기부터 회복

삼성증권이 20일 예탁자산 1억원 이상의 PB(프라이빗 뱅킹)고객 1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8.8%가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로 '주식 직접투자'를 꼽았다. '국내 펀드'라는 응답도 15.4%였다. 고액 자산가 3명 중 2명꼴인 64.2%가 국내 주식 투자가 유망하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이어 부동산(8.6%) 정기예금(8.0%) CMA(종합자산관리계좌 7.4%) 채권(6.8%) 등의 순이었다.

또 지난해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탓에 국내시장에 투자하겠다는 비율이 95.7%로 해외시장(4.3%)보다 월등히 높았다. 국내시장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불확실성 회피(47.1%)와 국내기업 저평가(35.9%) 등을 들었다.

부자들도 지난해 주식투자에서 손해를 많이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절반인 49.4%가 지난해 투자폴리오 중 가장 수익률이 낮았던 상품으로 주식을 꼽았고,해외주식형펀드(29.4%)와 국내주식형펀드(9.4%)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성적이 부진한 투자상품이지만 절반이 넘는 52.2%는 포지션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일정 수준 손실 회복 후 현금화하겠다는 응답은 39.1%로 조사됐다.

지난해 입은 투자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원금회복 시기로는 82.2%가 2009년 하반기~2010년 하반기를 지목했다. 손해를 감수하고 현금으로 회수한 투자자산을 펀드에 재투자하는 시점은 40%가 코스피지수 800선이라고 응답했다. 32.7%는 900선에서 재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 코스피 최고치 1500 전망

이처럼 주식투자에 대한 부자들의 의지는 높았지만 올해 증시전망은 그리 밝게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3.4%는 상반기에는 코스피지수가 횡보하거나 하락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반등장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1000포인트 선에서 급등락을 반복'하거나 '1년 내내 횡보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각각 17.1%와 9.8%에 달했다.

응답자의 74.7%는 주가저점이 1분기 중,21.0%는 2분기 중 나타날 것으로 전망해 부자들의 대다수가 상반기 중 큰 조정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부자들이 예상하는 상반기의 코스피 저점은 800~900선이 많았다. 응답자의 33.5%가 900을 저점으로 지목했고,31.7%는 800을 바닥으로 꼽았다.

지난해 저점이 938(종가기준)인 만큼 다시 한번 증시가 급류에 휘말릴 것이란 우려감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700선을 바닥으로 꼽은 사람도 21.7%에 달했다. 1000을 저점으로 지목한 투자자는 9.3%에 그쳤다.

하지만 하반기 증시는 낙관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55.6%가 주가고점 시기를 올 4분기로 전망했고,3분기를 꼽은 사람도 37.0%에 달했다. 이때 고점지수로는 1500이 32.3%로 제일 많았으며,1400과 1300이 각각 23.2%와 20.7%로 뒤를 이었다.

투자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올해 기대하는 투자수익률은 5~10% 미만이 20.4%로 가장 많았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