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들이 은행권의 구조조정 작업이 마무리된데 따라 불확실성이 걷혔다는 평가로 강세를 보였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주들은 코스피지수 하락에도 동반 상승했고,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중 · 소형주들도 '안도감'에 크게 뛰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사라진데다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 대형 건설주를 중심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구조조정 강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약했고 미분양 주택 문제가 여전히 골칫거리로 남아 있어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건설주, 구조조정 불확실성 사라졌다"…약세장속 강세
◆건설업종 '나홀로'상승

20일 코스피지수는 23.84포인트(2.07%) 내린 1126.81로 장을 마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관망세가 심화된 상황에서 3000억원 가까운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데다 외국인도 하루만에 매도우위로 돌아서면서 지수는 한때 1115선까지 밀렸다.

이처럼 증시 약세가 두드러졌지만 건설업종은 하루종일 상승세를 유지하며 '나홀로' 강세를 과시했다. 건설업종지수는 0.5% 상승하며 마감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유일하게 올랐다.

특히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건설주 강세를 뒷받침했다. GS건설은 1.55% 오른 5만9100원에 마감했다. GS건설은 지난해 매출 6조8671억원과 영업이익 4786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4.2%와 7.9%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역시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실적 호전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이틀 연속 상승한 탓에 이날은 0.18%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미분양 주택 부담이 없는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향후 전망은 좋은 편이다.

전현식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미분양 주택이나 우발채무 등의 위험에 노출된 다른 건설사와는 차별화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며 "높은 성장에 걸맞는 주가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증권은 7만9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중 · 소형주는 천당과 지옥으로 엇갈렸다. 신성건설중앙건설은 상한가를 기록한 반면 경남기업 삼호 풍림 등은 하한가로 추락했다.

◆부동산 수요 회복 기대도

은행권의 부실 건설사 구조조정 대상 확정 소식이 이같은 건설주 강세의 배경이다. 구조조정 대상에서 빠져 '살아남은' 기업들엔 더없는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건설주, 구조조정 불확실성 사라졌다"…약세장속 강세
이선일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2차 구조조정이 남아 있지만 상장사는 대상이 아니라서 구조조정 불확실성이 거의 사라졌다"며 "이에 투자자들이 안도하면서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건설주들이 견조한 주가흐름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건설주 주가를 짓눌러온 미분양 주택 문제에서 해결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 공급이 줄어든데다 오는 3월부터는 잇딴 주택경기부양대책의 효과로 수요도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강변에 고층 아파트 건설을 추진키로 한 '오세훈 효과'도 건설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김동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퇴출기업이 1곳에 그치는 등 구조조정 강도가 미약해 비구조조정 업체들의 수혜를 논하기 어렵다"며 "건설사들의 내부 구조조정 과정도 수반돼야 건설주가 경기침체를 넘어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경영/서정환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