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의 신원이 속속 드러나면서 유족들이 오열했다. 숨진 양모씨(55)의 부인은 20일 오후 용산경찰서로 찾아와 "우리 남편 살려내라"며 울부짖었다. 그는 "가족이 모두 모여 식사를 하는데 남편이 '돈이 없어 미안하다'고 하소연하더라.그 길로 건물에 올라가더니 영영 돌아오지 못할 몸이 되고 말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부자(父子)가 함께 점거농성에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농성현장 뒤편 건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던 이모씨(70)와 아들(36)은 함께 농성장에 들어갔다가 이씨는 숨지고 아들은 크게 다쳤다.

○…농성현장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순직한 서울지방경찰청 경찰특공대 소속 고(故) 김남훈 경장(31)의 아버지 김권찬씨(63)는 오후 2시께 경찰로부터 아들의 사망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했다.

김씨는 "아들이 경찰로 일하며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각종 상을 받아 자랑스러웠지만 그래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라며 고개를 숙였다.


○…진보신당,민노당,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등 진보단체 관계자 800여명(경찰 추산)은 용산역 앞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사고현장 주변 한강로를 불법 점거하는 바람에 이 일대 퇴근길 교통이 마비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들은 또 경찰차량 1대를 부수는 등 과격시위를 벌였고 이에 경찰은 살수차로 물을 뿌려 해산을 시도했다.

박민제/김주완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