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그룹 통신 계열사들이 KTKTF 합병 추진에 대해 심각한 경쟁제한이 발생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LG텔레콤LG데이콤, LG파워콤 3사는 21일 KT가 KTF를 합병하게 되면 KT의 유선시장 지배력이 이동통신 시장으로 전이돼 심각한 경쟁제한적 폐해가 발생, 소비자 편익이 침해될 수 있다며 '합병 불허'를 주장했다.

이들 LG 계열사들은 KT가 9조7000억원(2007년 기준)에 달하는 미처분 이익잉여금과 5조원 규모의 부동산자산 등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유선시장의 독점력을 유지하는 한편 무선시장으로까지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KTF를 합병하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SK와 LG 통신 그룹의 인력을 합한 규모보다 3.7배 가량 많은 인력과 90%의 가입자를 가진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인터넷TV) 등 43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바탕으로 한 결합상품으로 무선 및 방송시장에까지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또 KT와 KTF의 합병이 이동통신 시장에서 단말기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을 확대하고 출혈경쟁을 야기하고 요금 및 서비스 경쟁을 통한 소비자 편익 증대와는 배치된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KT의 시내 가입자망이 공기업 시절에 국민 세금으로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어 불공정 경쟁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KT의 시내 가입자망 독점 최소화를 위해 설비 제공과 가입자 선로 공동 활용 제도가 도입되기도 했지만, KT의 망 제공 거부, 제공시기 지연 등으로 통신위원회로부터 수 차례 제재를 받는 등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합병이 불가피하다면 △단말기 보조금의 법적 금지 △와이브로 및 HSDPA망 재판매 의무화 △유선시장에서의 경쟁활성화 △주파수 재배치 제한 △KT의 보편적 역무손실에 대한 통신사업자의 분담 폐지 △시내 가입자망 분리 △결합상품 판매 규제 등 조건을 부여해야 한다고 이들 LG계열사는 요구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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