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증시는 이틀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최근 증시를 압박하는 악재들은 새롭거나 놀라운 것이라기보다 기존 악재들의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바마 정권이 출범했지만 아직은 기대감만 큰 상황이고 높은 지지율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비상시국에서 기존 보수층과 기득권과의 갈등도 우려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조선과 건설 중심으로 한 일부 구조조정이 단행됐지만 너무 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외환위기 당시 살아남는 기업에만 자금을 투여하면서 위기상황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는데 이번 구조조정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북한의 강경 발언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매도는 금융위기 재점화 우려와 환율 상승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기 우려 속 유로화 약세로 달러 강세가 진행되면서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를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실적 악화 우려 역시 증시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22일부터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지만 생각보다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는 부분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보면 20일선의 각도가 중요하다. 최근 20일선 각도가 꺾이고 있으며 갭하락으로 출발한 지수가 장중 회복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증시 자체가 조정권에 다시 진입하면서 조정장세가 연장되는 분위기다.

외국인들 역시 최근 대형주와 경기민감주들을 계속 매도하는 대신 SK텔레콤, KT&G, LG데이콤 등 경기방어주 위주로 사 들이고 있다.

새로운 악재가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하방경직성에 대한 신뢰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지수에 실리는 하중이 무거워지는 양상이다.

아직까지 조정압력이 크지는 않지만 개별 재료주들을 제외하고는 설날연휴 이전까지는 지켜보는 게 오히려 나은 전략일 수 있다.

임정현 부국증권 투자전략팀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