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공동체 정토회의 지도법사이자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 스님은 신자들의 고민 해결을 위해 수시로 '즉문즉설(卽問卽說)'법회를 연다.

즉문즉설이란 법회에서 누군가 질문을 하면 즉시 답을 제시해주는 것.석가모니가 평생 인도 전역을 걸어다니며 사람들의 근기(根機)와 형편에 맞게 삶의 고민을 해결해줬던 대기(對機)설법의 전통을 되살린 법문 형식이다.

생계유지가 어려워 남편이 밉고 짜증난다는 주부에게 법륜 스님은 "생각을 바꾸라"고 조언한다.

남편에게 의지하면서 미워하지 말고 내가 일을 해서 최저생계비 정도는 벌고 검소하게 살라는 것.

스님은 "지금 괴로운 것은 경제적으로 곤궁해서 뿐만 아니라 남편이 돈을 벌어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남편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남편을 좀더 이해하고 사랑으로 감싸주지 못한 것을 참회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너희만 잘 살고 편하면 다냐?'며 서운해하는 손윗 동서와 갈등이 심해 큰집에 가기도 싫다는 고민에 대해서는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보라"고 제안한다. 못 사는 형님이 잘 사는 동생에게 도와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따라서 재산의 절반을 딱 떼어 형님한테 드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테지만 내 욕심 때문에 그렇게는 못하니까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사이좋게 지내거나,돈을 움켜쥐고 마음이 불편한 감옥에 사는 것 중 스스로 선택하면 될 문제"라고 답을 내놓는다.

법륜 스님은 2000년부터 진행해온 '즉문즉설' 법회의 여러 문답을 정리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세트(정토출판,전3권,CD포함 3만원)를 냈다.

1권 '답답하면 물어라',2권 '스님,마음이 불편해요',3권 '행복하기 행복전하기'에는 냉랭한 부부사이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잔소리를 안 할지,궁합이 안 좋다는 데 결혼을 해야 할지,기도를 해도 감응이 없는데 계속 기도해야 할지,한눈 팔기 좋아하는 남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온갖 고민에 대한 답이 친절하게 제시돼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