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으로 내정된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의 후임과 국세청장 인사가 지연되고 있다. 당초 지난 19일 개각을 단행하면서 함께하려 했던 것이 점점 늦어져 구정연휴(25~27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국세청장은 이미 차장이 직무대행을 하고 있고，행안부 장관도 현직 장관이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는 일을 계속 맡기 때문에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적어도 오늘，내일까지 없을 것 같고 설 이후에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두 자리를 놓고 전면 재검토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경춘선으로 치면 대성리로 갔다가 하나는 화랑대역으로 '백'했고，하나는 대성리역에서 실종됐다"고 설명했다. '대성리역 실종'언급은 정치인 입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허태열 최고위원，안상수 안경률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다만 당 인사를 발탁하게 되면 당내 의견 수렴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 친박 의원일 경우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사전 조율 등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통화했는데 이번에도 (정치인 출신은) 어려울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해 정치인 입각이 힘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인사 지연의 또 다른 이유로 '용산 사고'가 상당 부분 작용하고 있다. 당장 이 대통령이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 마련에 전력하면서 인사안을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 청와대 측 전언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