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한강변 초고층 허용 발표로 해당 지역에 관심이 쏠리면서 수혜단지의 호가가 급등, 서울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수요 관심이 늘면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송파구 잠실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아파트 시장에는 계약 해지와 매물 회수 사례가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연이은 호가 급등으로 거래는 어려워졌고 급매물이 소진된 재건축 시장도 간간히 싼 매물 위주의 거래는 되지만 추격매수가 뜸해졌다. 설 이후 투기지역 해제 여부 및 재건축 규제완화 진행 상황에 따라 거래와 가격 동향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16~22일)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0.05% 올라 지난 주와 동일한 상승률을 보였다.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강남권 재건축이 오름세를 이어갔고 서울시가 발표한 한강변 초고층 개발 소식으로 수혜 단지가 일부 거래되고 호가가 오른 결과다.

강남 4구가 모두 올랐다. 서초구가 이번주 0.06% 오르며 강남권 오름세에 힘을 실었다. 나머지 3개 구의 주간 상승폭은 재건축 상승 둔화로 주춤했지만 ▲송파(0.47%) ▲강동(0.38%) ▲강남(0.1%) 순으로 오름세를 유지했다.

재건축, 제2롯데월드 호재에 한강변 수혜가 겹치면서 송파 잠실 지역의 상승 기대감이 여전하다. 송파 잠실 장미1,2차는 싼 중대형으로 갈아타는 수요 움직임과 한강변 개발 호재까지 더해져 거래가 여러 건 성사됐다. 서초구는 반포동 반포자이 싼 매물이 소진되고 가격이 소폭 오르자 전세입자들이 내집마련 목적으로 거래에 나서면서 반포, 방배 일대 기존아파트의 싼 매매 위주로 거래가 늘어났다.

강동은 고덕, 둔촌주공재건축 아파트와 암사동 프라이어팰리스 새아파트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재건축 등 매도호가가 급등한 매물에 섣부른 투자수요가 따라 붙지는 않았지만 강남권의 상승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주변의 저렴한 일반아파트 거래는 좀 더 이뤄졌다.

강남권 가격 상승 영향과 새아파트 물건 소진은 양천구 목동, 광진구 지역에도 영향을 미쳤다. 양천구는 목동신시가지 소형 싼 매물이 거래되면서 가격이 오른 상태고 광진구도 가까운 잠실 지역 가격이 상승한 데다 한강변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가격 하락세가 다소 수그러져 금주 보합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여전히 양천 지역의 대형 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보이는 등 면적별 동향의 차이는 남아있다. 주상복합 등 고액의 대형 아파트 매물 가격은 거래 부진 속에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그밖에 이번주 하락 지역은 ▲동작(-0.28%) ▲노원(-0.2%) ▲금천(-0.2%) ▲마포(-0.18%) ▲성북(-0.14%) ▲용산(-0.04%) ▲동대문(-0.04%) ▲구로(-0.04%) ▲관악(-0.04%) ▲강북(-0.04%) ▲양천(-0.03%) ▲강서(-0.02%) ▲성동(-0.01%) 순이다.

동작구는 잠실 등 강남 영향으로 여전히 매수세 찾기가 어렵다. 급매물 거래조차 힘든 상황이다. 노원, 성북, 강북 등 강북권 아파트 거래시장도 아직 싼 매물이 나오고 있다.

신도시는 중동이 0.19% 하락한 것을 비롯해 ▲평촌(-0.15%) ▲일산(-0.05%) ▲분당(-0.03%) 순으로 변동률을 기록했다. 산본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되면서 저가 매물이 서서히 줄어드는 상황이다.

분당은 마지막 중대형 청약기회와 저렴한 분양가로 높은 청약결과를 보인 판교신도시 영향에 따른 매도자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대출금리도 인하되면서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다. 급매물이 소진되자 가격이 올라 매물이 나오지만 매수자들은 저렴한 매물만 찾고 있어 후속 거래는 뜸한 편이다. 판교신도시 당첨자 발표 이후 수요 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

수도권은 지난 주에 이어 오른 2주 연속 오름세를 보인 과천(0.3%)과 재건축이 소폭 오른 성남(0.05%)이 주간 오름세를 보였다. 과천은 재건축 대상과 노후단지들이 소형 면적 급매물 위주로 거래됐고 성남은 주공 재건축이 76㎡, 82㎡ 기준 500만원 가량씩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하락한 지역이 많다. ▲화성(-0.42%) ▲의왕(-0.34%) ▲광주(-0.3%) ▲여주(-0.24%) ▲부천(-0.23%) ▲수원(-0.19%) ▲고양(-0.18%) ▲남양주(-0.15%) ▲시흥(-0.15%) ▲이천(-0.13%) ▲안양(-0.11%) ▲의정부(-0.11%) ▲평택(-0.11%) ▲용인(-0.1%) ▲하남(-0.07%) 지역 순으로 떨어졌다.

전반적인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도권 역시 싼 급매물 소화는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특히 용인은 신봉동, 상현동 일대 급매물이 소진되어 저가 매물이 많지 않다. 외부 투자자와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수요 등이 겹치면서 거래가 형성됐다. 신봉동 LG빌리지5차와 보정동 죽전포스홈타운 등이 올랐다. 판교 경쟁률이 높게 나오면서 싼 용인 매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114 이미윤 과장은 "한강변 초고층 개발 등 개발호재가 겹치며 국지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강남권 아파트 시장의 경우 설 이후 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거래가 이어질지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지가 판가름 날 전망"이라며 "최근 강남권 호가 급등으로 정부가 강남권 투기지역 해제를 유보할 전망도 높아지고 있어 설 이후 정부 발표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