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 일렉트릭(GE) 등 미국 주요 수출기업들이 자국내 철강업체 등이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이른바 바이 아메리카(미국산 제품을 우선구매)에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반대 이유는 오마바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바이 아메리카 조항이 포함될 경우 무역분쟁이 촉발(觸發)돼 오히려 미국 기업들에 손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기를 맞아 걱정되는 것이 바로 보호주의의 등장이고 보면 이들 기업의 의견에 미국 새 행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치적으로 보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자는 생각에 바이 아메리카와 같은 보호무역주의의 유혹을 강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것이 결코 자국만의 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어느 한 나라가 그렇게 나오면 다른 나라들도 자극받게 되고, 그 결과 전 세계무역이 위축되면 결국은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는 점을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더구나 바이 아메리카가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이에 의존하려는 미국 자동차나 철강산업 등은 오늘날 국제경쟁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단순히 수출업체들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봐선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 세계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하다는 지금의 위기국면을 극복하려면 미국 등 각국이 국제적인 금융정책 공조(共助)에 나섰듯이 보호무역주의를 억제하는 노력도 긴요하다.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각국이 FTA에 더 적극 나서고, 다자간 무역협정 DDA에도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것이 개별 국가는 물론이고 세계경제를 하루라도 더 빨리 회복시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