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협상이 무산된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 사장이 임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생산 및 수주를 독려하고 나섰다.

남 사장은 23일 임직원들에 보낸 편지에서 “매각이라는 태풍으로 망가진 집과 마음을 추스르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며 “더구나 우리에겐 세계 금융과 실물경제의 위기라는 또 다른 초강력 태풍이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남 사장은 우선 “이번 매각과정에서 불순한 의도로 회사를 깎아 내리기 위한 수많은 왜곡된 정보와 언론 공방 속에서도 지난해 우리는 목표를 훨씬 초과한 매출과 3년 연속 100억달러 이상의 수주를 달성했다”고 임직원들을 위로했다.

이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여러분께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저를 비롯한 임원진이 먼저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한계를 뛰어넘는 과감한 원가절감과 혁신활동을 추진하고 조직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겠다”며 “우리의 생존을 책임져 줄 곳은 아무데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제 매각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생산과 수주에 전념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남 사장은 “독립기업이면서도 재벌 계열 조선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운 우리들이기에 위기를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오직 우리의 일치단결된 노력만이 생존을 담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여러분과 함께라면 조선해양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회사로 올라설 수 있다고 믿는다”며 “커다란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 풍성한 결실을 거두며 웃을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한다”고 했다.

남 사장의 이 같은 편지는 대우조선 매각 과정에서 상처받은 임직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새로운 각오로 위기 극복에 나설 것을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10개월간 진행된 대우조선 매각은 지난 22일 산업은행이 한화그룹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하면서 공식 무산됐다.

한경닷컴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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