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예산 코미디영화 '과속스캔들'(감독 강형철)이 700만명을 돌파하며 '미녀는 괴로워'(662만명)를 제치고 역대 코미디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일 개봉된 '과속스캔들'의 관객 수가 지난 26일 700만명을 넘어섰고 800만명을 향해 순항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과속스캔들'은'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686만명)을 따돌리고 지난해 개봉영화 중 흥행 1위에 섰다.

한국영화 역대 흥행 순위에서도 '화려한 휴가'(730만명)에 이어 9위를 기록했다. 순제작비 25억원으로,평균 제작비 (35억원) 이하의 저예산영화가 '톱10'에 진입하기는 처음이다.

마케팅 · 배급비용을 포함한 총제작비 48억원에 티켓 수입만 210억원(700만명 기준)을 거둔 이 영화는 이날 현재 흥행 수익률 338%(700만명 기준)를 기록,1000만명 이상 동원한 4편 중 100억원 이상의 총제작비를 투입한 '태극기 휘날리며'(84%) '괴물'(152%)'실미도'(217%) 등의 수익률을 제치고 '왕의 남자'(459%)를 뒤쫓고 있다.

이 때문에 '과속스캔들'은 '저비용 고효율'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제작비와 흥행수입은 정비례하지 않으며 적은 비용으로도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면 얼마든지 '대박'을 일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은 700만명에 육박했지만 총제작비가 200억원에 달해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맞췄다.

'과속스캔들'은 광고와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이고 입소문으로 관객층을 넓혀갔다. 개봉 50여 일이 지났지만 예매 순위 '톱5'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주 관객층인 20~30대 외에 40~50대에서도 높은 예매율을 나타내 관객몰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방옥경 한국영화 투자팀장은 "규모가 큰 영화들이 관객의 기대치를 높일 수는 있지만 흥행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품질을 높이면 저예산 영화들도 얼마든지 '초대박'을 일굴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