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피의 월요일'..해고발표 7만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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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설 연휴를 즐기고 있던 지난 26일 미국과 유럽에 '해고쓰나미'가 몰아쳤다.
세계최대의 자동차업체인 미국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해 세계 최대의 건설중장비 생산업체 캐터필라, 대형 제약업체 파이저, 네덜란드의 최대 금융기업 ING와 가전업체 필립스 등의 기업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감원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중장비 생산업체인 캐터필러는 이날 작년 4분기 순익이 32%나 줄어드는 등 실적이 부진해짐에 따라 전체 직원의 18%에 이르는 2만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통신업체인 스프린트 넥스텔도 전체 인력의 14%에 달하는 8000명의 일자리를 줄인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스프린트 넥스텔은 감원작업이 모든 직급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3월말까지 완료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감원을 통해 12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의 주택용품 판매업체인 홈데포도 전체 고용인력의 2%인 7000명을 감축하고 디자인전시사업인 엑스포 부문을 없애기로 했다.
대형 제약업체인 파이저는 라이벌 업체인 와이어스를 680억달러에 인수한데 이어 향후 1만9000명 가량을 감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 역시 감원에 동참했다. 제너럴모터스는 이날 미시간과 오하이오에 있는 2개 조립공장에서 2000명의 직원을 감원하고, 북미 9개 조립공장에서 일시 휴업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하이오주의 로드타운 공장에서 800명, 미시간주 랜싱 인근의 델타 타운십에 있는 조립공장에서 1200명의 교대 근무 직원을 감원한다는 것.
이밖에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전체 직원의 12%에 이르는 3400명을 줄이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의 주요기업들이 각각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 최대의 금융기업 ING와 세계적인 가전·의료기기업체 필립스가 감원 대열에 동참했다.
ING는 총 13만명의 종업원 중 7000명을 줄이고 미헬 틸만트 최고경영자도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이날 발표했다.
ING는 지난해 4분기 손실 규모가 33억유로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전업체 필립스 역시 이날 6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4분기에 14억7000만유로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하룻동안 미국에서 발표된 감원인원만 어림잡아 6만명에 육박한다. 유럽지역까지 더하면 7만명을 넘어선다.
그렇지만 이런 감원행렬이 곧 멈출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오히려 앞으로도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금융위기로 인한 불황으로 말미암아 26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역시 약 20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한경닷컴 차기태 기자 ram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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