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회사들이 올 들어서도 판매 감소세가 멈추지 않자 작년 말에 이어 2차 감산을 추진하고 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그룹(히노자동차와 다이하쓰공업 포함)은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세계시장 자동차 판매 목표를 700만대 정도로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발표했던 전망치에 비해 7% 감소한 것으로 사상 최대였던 2007년(891만3000대)보다 20%가량 적다.

지난해 12월 판매 예상치를 824만대에서 754만대로 낮췄다가 이번에 또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도요타의 자동차 생산능력이 900만대를 넘어서는 만큼 판매 대수와 생산능력 차이가 200만대 이상으로 벌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올 일본 내 자동차 생산 대수를 지난해보다 100만대 적은 300만대로 낮춰 잡았다. 글로벌 판매 부진이 한층 심각해지면 도요타 경영진이 정규직 사원 고용 유지에 필요한 최저 수준으로 보고 있는 300만대보다 더 줄일 가능성도 있다. 국내 생산이 300만대를 밑돌면 1979년(299만대) 이후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도요타의 일본 내 생산은 세계 불황 여파로 7년 만에 감소한 401만대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내 8개 자동차 회사는 올 1~3월 일본 내 생산 대수를 170만대 전후로 작년 동기 대비 40% 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올 2,3월 생산 대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거의 절반 정도로 줄어 오일 쇼크가 강타했던 1970년대 전반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또 닛산자동차와 혼다도 30~40% 감산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는 부품과 소재 공작기계 등 주변 산업에도 타격을 줘 감원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상위 12개 자동차업체에서 지금까지 발표한 감원 규모는 총 2만5000명에 이른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