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8조원을 넘어서며 경기방어주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과시했다.

올해는 KT와의 합병으로 유무선 융합상품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실적 호조세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KTF는 지난해 단말기 매출을 포함한 총 매출이 전년보다 14.4% 증가한 8조3462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통화료나 데이터 이용료 등의 서비스 매출도 전년보다 7.4% 늘어난 5조9842억원을 기록했고,영업이익도 4543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지분법 손실이 다소 늘어나면서 당기순이익은 1645억원으로 32.6% 감소했다.

특히 다른 상장사들의 실적이 크게 부진한 상황이어서 KTF의 4분기 실적은 한층 돋보였다. 총매출 1조9502억원,서비스매출 1조5342억원,영업이익 2076억원,당기순이익 1019억원으로 총 매출은 전년 동기기 대비 0.4%,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0.9%와 92.1%씩 증가하는 등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좋아졌기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은 의무약정제가 도입된 3분기에 이어 연속 감소했다.

서비스 매출이 증가한 것은 할인요금 상품 출시와 문자메시지(SMS) 요금 할인 등에도 불구,3세대 휴대폰으로 우량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KTF의 ARPU는 가입비와 접속료를 제외하고 전년 대비 3.4% 증가한 3만1728원이었다.

데이터 서비스 매출도 3세대 서비스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15.3% 증가한 9113억원을 나타냈다. 전체 가입자수는 64만명 증가한 1437만명으로 집계됐다. 3세대 서비스 가입자수는 506만명 증가한 827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57%에 달했다.

무엇보다 KTF는 올해 극심한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호재가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KTF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위피(WIPI) 폐지와 망 개방에 대비해 외산 스마트폰을 적극 도입하고 와이브로와의 결합단말기 출시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KTF는 망연동 테스트 등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노키아폰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또 3세대 가입자 증가에 따라 저대역 주파수뿐만 아니라 LG텔레콤이 반납한 주파수 대역을 인수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화준 KTF 재무관리부문장(CFO)은 "올해는 통신시장 규제환경 변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KT와의 합병,주파수 재배치 등 불확실성이 높아 보수적 경영이 불가피하며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겠다"면서 "KT와의 합병을 통한 다양한 결합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어려우면 소비자들이 새 휴대폰으로 교체하는 것은 미루겠지만 통화량 자체를 확 줄이지는 못한다"며 "적어도 올 상반기까기 경기가 어렵다면 KTF의 어닝(실적)은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KTF는 0.50% 오른 3만150원으로 마감했다.

양준영/문혜정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