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다음 달 유럽으로 해외출장을 떠난다. 글로벌 현장경영에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서다. 28일 현대 · 기아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다음 달 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떠나 유럽 현지법인 등을 방문한 뒤 같은 달 7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거쳐 귀국할 계획이다. 정 회장의 해외 출장은 작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동행과 동유럽 생산시설 점검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이현순 현대 · 기아차 부회장과 김용환 현대 · 기아차 기획담당 사장,양승석 현대차 사장,신종운 기아차 사장 등 경영진 5,6명이 정 회장을 수행한다.

정 회장은 출장 기간 중 전세기를 이용,현대차 체코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체코 공장은 작년 말부터 인기 모델 i30를 양산하고 있는 현대차의 첫 번째 유럽 공장이다.

이어 러시아를 찾아 완성차 생산라인 설비공사가 한창인 현대차 건설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연산 10만대를 목표로 짓고 있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경기침체 상황을 고려해 투자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정 회장의 방문으로 다시 속도를 내게 됐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서 2011년 1월부터 현지전략형 중 · 소형급 신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정 회장이 설연휴 직후부터 경영진을 이끌고 해외 출장에 나서는 것은 판매 강화라는 올해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최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해외영업본부장 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이를 기회로 해외시장 점유율을 오히려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의 이번 해외 출장은 수요 위축이 심각한 유럽시장에서 판매 확대 방안을 찾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며 "귀국 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올해 사업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