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줄었던 코스피 변동성이 다시 커질 기미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기업실적 악화, 미국 구제금융 기대감 사이에서 지수가 갈팡질팡하며 일별 주가 흐름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올 초 반짝 반등하던 코스피 지수는 1월 중·후반에 들어서면서 다시 변동장세를 보이고 있다.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1000을 유지하고 있지만 악화된 실적과 경제지표, 구조조정 이슈에 1200선 안착에는 힘겨운 모습이다.

지난 7일 1230선 가까이 올랐던 지수는 미국 금융불안 재발로 15일 6% 넘게 급락하며 1110선으로 밀렸다.

이후 16일부터 22일까지 1~2%대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던 지수는 23일 삼성전자 실적 쇼크에 1100선이 붕괴됐다.

하지만 설연휴동안 해외 지수가 호조를 보이고 미국 배드뱅크 설립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지난 28일 지수는 5.91% 급등해 1157선까지 올랐다.

일중 흐름도 불안하다. 29일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초반에 비해 상승폭이 줄면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증권은 "코스피 지수가 단기적으로 1200선을 재도전할 것으로 보이나, 월말과 월초에 몰린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가 부담스럽다"며 "경기회복 시그널이 나올때까지 박스권에서 움직이면서 정책 변수에 좌우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수 우위와 외국인 수급 호전이 예상되지만 지수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는 수준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며 "지난 12월과 같은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코스피 지수가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는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증시 체력이 튼튼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코스피 거래량은 지난 12월 중순 5억~6억주, 올 초 4억주 수준이었지만 1월 중반 들어 점점 줄어들고 있다.

28일 지수 급등에도 3억4500만주 수준에 그치는 등 지난 12일 이후 4만주를 계속 밑돌고 있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아직 돈이 증시로 유입될 들어올 기미를 보이지 않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외 주식형 펀드는 작년말 83조9449억원에서 1월23일 기준 79조3329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MMF의 설정액은 작년말 88조원에서 1월23일 기준 108조원으로 급증했다. 자금 부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만간 유동성 장세가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에서 디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공개시장조작과 연준의 통화운용규모 확대를 수반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며 "미국 배드뱅크의 설립과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등을 감안할 때 은행권 대출이 회복되면서 글로벌 유동성 확산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