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모레면 입춘(立春),소한도 대한도 다 지난 봄의 시작이다. 그래도 남아있는 추위에 움츠리고 있을 수는 없는 일.가볍게 걸으며 깊이 호흡하고,얼음계곡에서 썰매도 지치며 겨울의 끝을 즐겨보자.한국관광공사가 '한겨울을 나는 액티비티 여행'이란 주제에 알맞은 곳을 추천했다.

◆겨울과 온몸으로 맞서다(강원 춘천)=춘천은 겨울여행의 낭만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강촌역에서 3㎞쯤 걸어들어가면 구곡폭포가 나온다. 아홉 굽이를 돌고 돌아 흘러내린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폭포로,꽁꽁 얼어붙었다. 겨울에 구곡폭포를 찾는 이유는 바로 이 거대한 얼음 절벽,빙폭(氷瀑)을 보기 위해서다. 50m 가량의 얼음 폭포는 말 그대로 자연이 빚어놓은 거대한 예술작품이다. 빙폭을 오르는 클라이머들의 모습은 겨울 구곡폭포의 또 다른 볼거리.

문배마을로 이어지는 1시간가량의 트래킹 코스가 좋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전화가 미치지 않았던 오지마을이다. 깔딱고개를 넘으면 산정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문배마을이 나온다. 산채비빔밥과 토종닭백숙,막걸리 맛이 일품이다. 구곡폭포에서 403번 지방도를 따라 남면 방면으로 가면 의암 류인석 선생 유적지를 만난다. 의암 선생의 영정을 모신 사당인 의열사 옆에 춘천의병마을이 있다. 솟대만들기,황토염색,국국 등 의병무기체험 같은 청소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춘천시청 관광과 (033)250-3089,구곡폭포관리사무소 (033)250-3569


◆얼음계곡 썰매를 즐기다(경북 청도)=경북 청도는 깨끗한 자연과 공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운문면 신원리에 자리한 운문산자연휴양림이 대표적인 휴식공간이다. 해발 1188m인 운문산과 해발 1240m인 가지산을 지나는 운문령에 자리하고 있어 깊은 산중의 고요함을 누릴 수 있다. 휴양림 안에서 다양한 겨울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여름철 물놀이장으로 사용하던 계곡에서 얼음을 타고 내려오는 얼음썰매가 인기다. 투호놀이나 팽이치기 등도 해볼 수 있다. 매주 토 · 일요일 오전 10시에 숲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화양읍 유등리에 있는 '꼭두서니'라는 천연염색공방에 가면 청도의 특산품인 감을 이용한 감물염색체험을 할 수 있다. 송금리의 와인터널은 ㈜청도와인의 와인숙성고로 터널 안쪽까지 둘러보고 시음도 할 수 있다. 청도군청 문화관광과 (054)370-2378,(054)371-1323

◆겨울낚시의 묵직한 손맛(충북 괴산)=괴산에는 심산유곡이 만들어낸 천연 저수지가 많아 얼음낚시를 즐기기에 좋다. 안전하게 얼음낚시를 즐기려면 관리자가 있는 유료 낚시터를 이용하는 게 좋다. 칠성면 율원리에 위치한 율원저수지가 검증된 얼음낚시터다. 얼음낚시를 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끌이나 정으로 얼음에 직경 15㎝ 정도의 구멍을 내고 낚싯대를 드리우면 준비 끝이다. 꽁꽁 언 저수지와 시냇가에서는 썰매를 지치며 놀 수 있다. 칠보산 자락에 있는 각연사를 찾아볼 만하다. 비로전에 보물 제433호 석조비로자나불이 있다. 조령민속공예촌에서 도기공예,목공예,한지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좋다. 대하소설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 생가도 필수 코스다.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043)830-3223

◆제주올레걷기(제주 서귀포)='올레'는 '거리에서 집 대문으로 통하는 좁은 골목길'이란 뜻의 제주도 사투리다. 이 올레가 걷기 코스로 거듭났다. 제주 동쪽 해안에서 남서부 해안까지의 올레를 살갑게 이어 붙여 해안과 마을,오름 등을 걷는 코스로 탄생한 것.전체 길이는 183㎞ 정도로 11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올레걷기는 2월이 적당하다. 길가에 환한 유채꽃과 야트막한 현무암 돌담길이 정겹다. 가족이나 친구,연인과 함께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올레걷기를 마쳤다면 활동적인 레포츠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카트라이더와 4륜 구동 오토바이(ATV)가 대표적이다. 해발 100~200m의 오름 정상에서부터 즐기는 패러글라이딩이 초보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제주올레 (064)739-0815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