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에서 8190억달러의 초대형 경기부양안에 대한 승인을 받아냈는데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표정은 썩 유쾌하진 않다. 그렇게 공을 들였는데도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단 한 표의 지지도 얻지 못한 데다,여당인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11명이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초당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공화당 의원들을 찾아다닌 그로서는 취임 이후 첫 쓴맛을 본 셈이다. 이번 하원 투표가 1차 관문을 통과했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화당은 민주당 주도로 만든 법안이 황당한 신규 투자가 포함되는 등 재정지출이 과다하고 감세규모는 작다면서 전날부터 반대 당론을 정했다. 법안 내용 중 대학 학비 지원,금연 프로그램 지원 등은 경기부양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데도 자금을 배정했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피임 지원비는 공화당의 강력한 반발에 민주당이 삭제하기도 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