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작년 4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 수준의 좋은 실적을 올렸다. 작년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는 등 연간 실적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번 어닝시즌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깜짝실적을 내놓은 것은 현대중공업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29일 작년 4분기에 매출 6조509억원,영업이익은 67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42.3%와 21.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인 매출 5조3771억원,영업이익 4432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교보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은 4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었다.

현대중공업은 또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 실적 개선과 선수금 유입에 따른 이자 수입 증가에 힘입어 4분기에만 전년 동기보다 66.5% 증가한 854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또 지난 한 해 매출은 19조9571억원,영업이익 2조2062억원,순이익은 2조2433억원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중공업이 선전할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영업이익 6750억원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은 것"이라며 "4분기 실적은 현대중공업의 높은 경쟁력을 입증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2~3년 전 고가에 수주한 선박들이 본격적으로 건조되며 매출이 증가했고 환율 상승과 고정비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도 작년 매출 3조8047억원,영업이익 5367억원,순이익 5191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조 센터장은 "현대중공업은 2011년까지 고가에 수주한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3년간은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